풍력발전, 경쟁입찰 도입해 시장 키운다

2022-09-15 11:17:29 게재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재난이 곳곳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전 세계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풍력발전은 에너지공급과 산업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15일 세계풍력에너지의회(GWEC)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신규 풍력발전 설비는 93.6GW에 달했으며, 누적 설치용량은 837GW로 전년 대비 12.4%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규 풍력 발전설비의 세계 5대 시장은 중국 미국 브라질 베트남 영국 순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제주 행원지역 0.6MW 풍력발전기 설치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약 1705.2MW의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했다. 전 세계 설치용량 대비 0.2%에 불과하지만, 현재 총 287건 약 29GW의 풍력사업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해상풍력 민간 프로젝트는 총 25개 4GW 규모이며, 해상풍력의 경우 지자체 주도로 약 24GW 규모의 프로젝트도 추진·계획 중이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 한국에너지공단 제공


◆24개국에서 풍력 경쟁입찰 추진 =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성장하려면 보급 확대를 통해 시장이 커져야 한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보급사업과 더불어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로 성장했고, 2017년 태양광 고정가격 경쟁입찰제도를 도입했다.

그동안 풍력발전은 경쟁입찰 시장이 부재했고, 주로 RPS제도 공급 의무이행자와 풍력사업자간의 수의계약을 통해 전력거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풍력발전에도 비용효율적인 경쟁입찰 시장이 도입돼 산업·시장 확대와 사업자간 경쟁을 통한 풍력발전 가격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태양광 경쟁입찰시장 도입 평균 낙찰가(kWh당)는 2017년 183.1원에서 2019년 163.3원, 2021년 139.6원으로 하락하고 있다. 해상풍력 보급과 연계해 풍력경쟁입찰제도는 풍력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24개국에서 풍력 경쟁입찰이 추진되고 있으며, 가격하락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최근 무보조금으로 사업이 낙찰되는 등 경쟁입찰의 효과가 나타났다.

덴마크의 경우 2010년 안홀트(Anholt) 풍력단지(400MW) 157달러(MWh)에 낙찰됐고, 2016년 크리에게르스 플라크(Kriegers Flak) 단지(600MW)는 55달러에 낙찰돼 2010년 대비 약 66%의 가격 하락을 유도했다. 영국은 2015년 첫 재생에너지 입찰시 해상풍력은 1.2GW 117파운드(MWh)에 낙찰됐으나, 2017년 3.2GW 64파운드, 2022년 7GW 44파운드로 낙찰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풍력 입찰제도는 인허가 리스크가 크고 장기간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또는 이에 준하는)를 완료한 프로젝트부터 참여하도록 했다"며 "따라서 입찰 선정이 되면 조기 사업성 확보와 금융계약을 가능케 해 원활한 자금조달 및 사업 추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수용성·공급망 기여도 평가 = 입찰제도는 사업자간 경쟁 유도와 충분한 준비 등을 위해 연 1회 일정 시기에 개최될 예정이며, 기존 RPS 공급의무사와 수의계약을 위한 정부 출자협의도 지속된다.

2022년 첫 입찰시의 선정물량은 풍력 보급 목표, 인허가 현황, 의무이행 발전사 이행여건 등을 종합 고려해 550MW 이내로 정했다. 적정 가격 이하로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발전사 기존 출자사업 비용 분석, 글로벌 가격 등을 토대로 상한가격은 16만9500원(MWh)으로 설정했다.

가격은 최저가 입찰사업에 대해 만점인 60점을 부여하고, 나머지 사업은 최저가 대비 가격 증가 비율만큼 점수 차감한다. 사업내역서는 △주민수용성 △국내경제·공급망 기여효과 △사업실적 △사업진행도 △계통수용성 등 총 5개 분야에 대해 평가를 실시한다.

선정된 사업자는 20년간 고정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42개월에서 54개월 이내 발전사업을 개시할 의무가 주어진다. 이번 입찰은 공고일로부터 약 한달 간 접수를 받으며, 10월 중 선정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휘종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경쟁입찰 도입을 통해 풍력발전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산업과 연계된 보급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풍력이 전력공급 측면에 있어 예측 가능한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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