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최준석의 과학 열전 1·2·3
우리 과학의 계보, 현재·미래를 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누가 나를 좋지 않게 이야기해도 그런 건 잘 기억하지 않는다. 그냥 앞만 보며 살아왔다. 그게 좋았다."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 학과장이 '아시아계 여성 연구자가 미국에서 성공하기 쉽지않은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미국 물리학회 입자물리학 분과 위원장, 페르미연구소 부소장 등으로 전세계 입자물리학계를 이끄는 리더다. 2024년에는 미국물리학회 회장으로 4년간 이끌게 된다.
문과 출신 정치부 기자로, 해외 특파원으로, 국제 전문 기자로, 시사 주간지 편집장으로 40년 가까이 취재현장을 누볐던 최준석 기자가 대한민국 과학계를 대표하는 물리학자와 천문학자 62명을 만나 책으로 담았다.
뒤늦게 과학에 푹 빠진 저자는 의문을 가졌다. 과학자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등 모두 외국 과학자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과학은 어떨까. 한국에는 어떤 과학자들이 있고, 그들은 무엇을 연구하고 있을까? 이책은 그 질문에 대한 기록이다.
1권 '물리 열전'(상)에는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찾고 표준 모형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하는 입자물리학자 24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반도체 같은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물질 물리학자 23명의 이야기는 2권인 '물리 열전'(하)에 모았다. 3권인 '천문 열전'에는 우주의 기원과 블랙홀의 비밀을 추적하는 천문학자 15명이 등장해 천문학계의 현실과 희망을 들려준다.
김영기 교수를 비롯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입자 검출기에 사용할 기계장치를 만든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 미래의 핵심 에너지원이 될 핵융합 연구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유석재 한국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 등의 이야기다.
또 전세계 천체물리학계 대부분의 학자가 동의하는 암흑에너지 연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그 연구에 노벨상을 준 노벨상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이영욱 연세대 교수까지 성별 나이 세대 지역을 불문하고 현대 과학의 최전선에서 궁극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과학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저자의 시선은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의 시선과 비슷하다. 저자는 과학계를 몰랐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으로 질문할 수 있었고 세상이 바라보는 커다란 관점에서 과학계의 풍경을 조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