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2024-12-04 13:00:38 게재

“장류,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 담아·대두 생산 증가 기대” … “온라인 교육 자료·보호 조치 긍정적”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3일 오후(현지 시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총 23건 보유하게 됐다.

논산 명재고택 장독대.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음식의 기본양념인 장을 만들고 관리 및 이용하는 과정의 지식과 신념,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장’은 한국인의 일상음식에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나눠 먹는 문화가 세대 간에 전승돼오며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능을 했다.

‘장 담그기’는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보편적이어서 오히려 간과될 수 있는 생활관습 분야의 무형유산이 지닌 사회적 공동체적 문화적 기능과 중요성이 환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장 담그기’라는 공동의 행위가 공동체에 소속감을 조성하고 평화를 안겨준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문화다양성 증진에 기여하는 등 인류무형유산 등재 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장류는 집집마다 다르며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일부 가정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음식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십년 동안 숙성된 간장을 보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단체 학교 대학에서도 장 담그기를 전승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온라인 교육 자료 개발과 장 담그는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여러 보호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유산의 등재를 통해 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대두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는 대두 생산을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식량 안보와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자료를 개발했다”면서 “이는 양성 평등 증진, 환경적 지속 가능성 기여, 실천 공동체의 경제 발전 촉진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의 다양한 측면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장 담그는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여러 보호 조치에 대해서는 “장 담그기 전승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 지급과 장 담그는 사람에게 ‘식품 명인’ 칭호를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된다”면서 “또 다른 방안으로는 학교 교과 과정에 장 담그기를 포함시키고 미디어를 통해 장 담그기와 그 효능에 대한 인식을 높여 대중성을 높이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3일 오후(현지 시간) 결정했다. 사진은 파라과이 현지 모습.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한식진흥원 및 다양한 민간단체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협력해 이뤄낸 성과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2016년부터 다양한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등재 과정에 참여했다”면서 “장 담그기 ‘식품 명인’ 12명과 지역 공동체, 시민사회 단체, 민간단체 등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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