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 영해 안으로 외국 군함이나 선박이 통항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11일 발행한 'KMI 물류리포트'를 통해 미국 북극연구소에서 전한 러시아의 이같은 동향을 소개했다. 북극연구소는 노르웨이 북극대학교 해양법연구소의 박사과정 연구원 얀 야쿱 솔스키의 기고문 '러시아 북극해협에 관한 새로운 법률 초안'을 통해 러시아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북극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 의회는 현재 북극항로에 대한 러시아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 군함과 선박의 러시아 영해 '무해통항'을 금지하고, 북극항로 내 영해통과 승인을 최소한 90일 전에 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무해통항권'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권리로 선박은 연안국의 평화·안전·질서 등을 해치지 않는 한 신속히 영해를 통항할 수 있는 권리다. 바다는 주권이 미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선박이 다니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에 외국선박에 대해 일정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북극연구소는 러시아가 이같은 국제사회의 약속에 변경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긴장관계가 계속되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전쟁의 영향으로 북극항로나 북동항로(NEP)의 지정학적 가치가 더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