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대교 노선 강행에 환경단체 반발
2022-12-12 11:18:51 게재
부산시, 환경영향평가 재추진
큰고니 핵심서식지 관통 논란
12일 부산시는 대저대교 도로건설공사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등 낙동강 철새 조사가 거짓으로 작성된 사실이 드러나며 환경청이 평가서를 반려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
초안마저 훼손됐다는 논란은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초안은 2018년 8월 환경청과 협의를 마쳤다. 그런데 지난 2020년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거짓부실위원회와 경찰조사 등을 통해 낙동강 철새 조사에 동원된 인원과 조사시간, 사용장비 등에서 틀린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단체는 환경영향평가서 전체가 거짓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부산시는 "철새 조사 내용을 거짓으로 조작했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대저대교가 큰고니 핵심서식지를 관통한다는 사실을 덮기 위해 얼렁뚱땅 평가서를 작성하다보니 문제가 된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통상 환경영향평가서가 반려되면 본안만 새로 작성하면 되지만 부산시는 초안을 새로 작성해 제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초안 내용이 일부 틀렸을 수 있지만 환경청으로부터 본안만 제출해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면서도 "추후 시시비비를 명확히 하자는 의미에서 초안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노선은 부산시 원안대로 강행키로 해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평가서 반려이후 시와 환경단체, 낙동강유역환경청까지 나서 논의했던 노선 변경안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공람 기간은 내년 1월 6일까지다. 환경영향평가법에 최대 60일까지 할 수 있지만 시는 최소 기간으로 맞췄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그동안 논의한 대안들은 깡그리 무시하고 무조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며 "개발 논리만을 초안에 반영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초안 과정에서 주민들과 유관부서들의 의견을 들어 환경영향저감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강행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저대교는 낙동강을 관통해 강서구 식만동에서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길이 8.24㎞의 다리다. 부산시는 2016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치며 개발에 들어갔지만 낙동강 철새 문제를 두고 환경단체와 대립해 왔다. 환경단체들은 고니류 핵심서식지가 대저대교 부지라는 주장인 반면 부산시는 낙동강하굿둑 아래의 하구갯벌이라고 맞서 왔다. 환경청도 기존 노선보다는 우회로를 택한 대안노선 4가지를 제안하며 논란에 가세해 있는 상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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