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거센 후폭풍
민주당 "모든 수단 동원, 엄중 책임" 정의당 "심판 시작"
강제동원·수출규제 해법에 "어음 공수표만"
위안부·독도·오염수 논란에 "조공 외교" 맹타
교수·연구자 단체 "한미일 신냉전 획책 규탄"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야당이 연일 '퍼주기' 협상이었다며 맹폭에 나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 탄핵 등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독도, 위안부 언급 논란은 '거짓말 논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윤석열정권의 대일 굴욕 외교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국회가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망국적 야합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강제동원 배상,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취소 외에 독도 영유권, 위안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까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며 "일본 관방장관은 이를 인정했는데 우리 정부의 태도는 오락가락"이라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건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라며 "국민 자존심을 훼손한 것도 모자라서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부정했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이 대표는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헌법상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며 "임기 5년의 한정적인 정부가 마음대로 전쟁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국익에 항구적인 피해를 입히는 결정을 함부로 할 권한은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일본 조공 외교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나라 경제가 침몰 중"이라며 "정부의 마음이 온통 일본 퍼주기, 야당 파괴 같은 콩밭에만 가 있으니 경제가, 민생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고도 했다.
◆"일본, 연합사에 자리 요구할지도" = 18개의 외교·평화 연구단체와 교수·연구자 단체는 민주당, 정의당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의 외교참사와 한미일 신냉전 획책을 규탄하는 교수·연구자 단체 및 국회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굴욕적 투항은 현 정부의 외교정책 부재를 넘어 역사의 교훈을 부정하는 천박한 인식이 불러온 당연한 귀결"이라며 "윤석열정부가 제시한 강제동원 관련 해법은 피해자 인권을 정면으로 짓밟은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 확정판결을 부정함으로써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을 전면적으로 파괴한 폭거"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일본기업의 반인도적 행위로 인한 강제동원 피해자의 고통이 무기한 연장됐다"며 "사법부의 존재 이유와 피해자 의사를 무시한 제3자 변제방안을 거꾸로 제안해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국제적 인권 규범에 도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 스스로 구상권 포기를 선언해 법이 규정한 권한을 넘어선 명백한 직권남용을 저질렀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해제를 위한 WTO 제소와 지소미아 정상화는 한국이 행사할 수 있는 대표적 외교적 수단의 지렛대임에도 이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헌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조만간 한미연합사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라고 요구할지 모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입을 통해 반격 능력 보유를 바탕으로 유사시 사전협의나 동의 없이 한반도 북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일본에 '이해한다'라고 보증을 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정부해법을 당장 철회하고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 기해기업이 책임을 이행하도록 촉구하라"며 "국회가 이번 외교참사의 주무 장관 박진을 탄핵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한일 양국 정부가 자행하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왜곡을 저지하고 한일 시민사회와 미래세대가 새로운 평화연대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에 현찰 고스란히 바치고" = 전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서울 시청광장에서 가진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규탄 3차 범국민대회'에서 "'비즈니스 외교' 한다고 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다가 현찰 고스란히 갖다 바치고 일본 정부는 언제일지도 모르는 어음 공수표만 줬다"고 했다.
"일제 강제징용 문제만 남아 있느냐"며 "다케시마의 날이 남아있고, 역사 교과서 왜곡이 남아있고, 일본의 재무장화가 남아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일본에게 머리 숙이고 굴욕적인 성과를 안겨다 주는 이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이냐"고도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라며 "군인도 팔아먹고 시민들의 존엄도 팔아먹고 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도 팔아먹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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