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그냥 두지 마세요! 봄철 어깨 건강 주의

2023-03-30 00:00:01 게재
매년 3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어깨 관절 질환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지정한 ‘어깨 관절의 날’이다. 어깨 질환의 증상은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등 대부분 유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어깨 질환에 앓고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최근 고령화와 스포츠?레저 활동 증가로 어깨 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어깨병변(M75)’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21년 2백49만6,234명으로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약32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깨는 견갑골, 쇄골, 팔뼈와 근육 등을 모두 지탱하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팔의 움직임을 돕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운동성이 큰 반면 불안정하기도 해 너무 무리하게 움직여도, 너무 사용하지 않아도 어깨 힘줄과 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김형건 진료원장은 “어깨는 관절뿐만 아니라 인대, 근육에 문제가 있을 때도 통증이 생긴다”라며 “오십견으로 알고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 검사를 하면 회전근 개 파열이나 석회성 건염 같은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어깨 통증이 생기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서히 생기는 어깨 통증, 오십견

옷을 입고 벗기도 힘들고, 다른 사람이 팔을 잡고 어깨 관절을 움직이려 해도 어깨를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의학적인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인데 주로 50대가 되면 생긴다고 해서 오십견이라고 불러왔다. 어깨가 얼어있는 것처럼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다고 해서 동결견이라고도 부른다.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쪼그라들고 들러붙은 상태로 어깨가 굳어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대개는 어깨를 많이 써서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거나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관절이 굳어서 생기지만 가벼운 외상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면서 갑작스럽게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다쳐서 오랜 시간 어깨 관절을 쓰지 않았을 때 생기기도 하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전형적으로 수 개월간 거쳐 통증이 생긴다.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있다가 통증이 심해지면서 관절낭이 쪼그라들고 달라붙어 관절이 굳는다. 어느 방향으로도 팔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 때는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것조차 어렵다. 특히 밤에 통증이 더 심하고 아픈 쪽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힘들다. 수개월 통증이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어깨 관절이 풀리고 통증도 줄어들기도 하는데, 차츰 팔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어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 핫팩이나 온열 치료, 전기자극 등 물리치료를 해서 관절을 부드럽게 만든다. 관절 가동 범위를 늘리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어깨의 운동범위를 회복 시켜준다. 관절강 내에 주사제를 투여하는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으로 두꺼워진 관절낭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어깨 통증, 석회성 건염

석회성 건염은 별 다른 증상이 없다가 영상 검사에서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건은 힘줄을 뜻하는데, 어깨에 있는 힘줄에 석회가 침착되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 힘줄 세포가 손상된 부위에 칼슘 성분이 뭉쳐 돌처럼 굳는 석회화가 서서히 진행되다가 석회가 근육과 힘줄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거나 밤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워낙 심해서 팔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픈 팔을 움직이지 않게 하려고 다른 팔로 잡고 있고 있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석회를 제거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석회가 침착된 부위를 확인해 그 부위에 체외충격파를 시행해 석회를 부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석회의 크기가 크거나 보존적 치료 후에도 통증이 악화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석회화된 부위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되는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여주는 4개의 근육을 통칭해서 말한다. 퇴행성 변화나 반복적인 충격으로 힘줄이 찢어지거나 끊어진 상태를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보통 파열됐다고 하면 팔을 전혀 못 움직일 것 같지만 특정 각도에서는 통증이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는 괜찮다. 그래서 오십견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어깨 통증이 넓은 부위에 나타나지만 회전근개 파열 시에는 주로 어깨 위쪽 또는 아래쪽 통증을 호소하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돌릴 때는 심한 통증을 보이지 않는다. 또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아픈 팔을 들어줘도 들기가 어렵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아픈 팔을 잡고 천천히 올렸을 때 팔을 충분히 들어 올릴 수 있다.

간혹 통증이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잦아들고 팔도 들어올릴 수 있게 되지만 한번 파열된 부위가 스스로 붙는 경우는 드물어 자연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개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의 정도가 커져 근력이 떨어지고 회전근개에 지방변성이 진행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 손상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부분 파열의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통증을 야기하는 행동이나 활동을 자제하고, 회전근개 기능 회복을 위한 운동 치료가 중요하다. 완전 파열의 경우 수술이 불가피하다. 평소 어깨를 아껴주고,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자에 앉아 양 손잡이를 잡고 어깨를 들어올려 버티는 것을 반복하면 예방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권태윤 원장은 “봄철 어깨통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운동을 하거나 어깨를 많이 쓰다가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어깨 통증은 증상이 비슷해도 발생 원인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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