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위험 … 달러 수급 악화 우려

2023-04-03 11:06:01 게재

무역적자 심화, 12년 만에 반기 경상적자 가능성

한은, 작년 환율급등 방어에 460억달러 내다 팔아

경상 적자→외환 감소→ 환율 불안 악순환 우려

무역수지가 적자행진을 계속하면서 경상수지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경상수지가 적자의 함정에 빠지면 달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고,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거시경제 전반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누적 무역적자는 224억1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477억8500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서비스 및 자본소득수지까지 포함한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들어 경상수지 전망이 밝지 않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무역수지가 125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이면서 상품수지(-74억6000만달러) 적자폭을 키웠고, 서비스수지(-32억7000만달러)도 악화됐다. 그나마 자본소득수지에서 63억8000만달러 흑자를 보여 경상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2~3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1월보다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고, 우리 기업의 배당이 집중되는 4월에는 자본소득수지도 악화돼 경상적자 폭을 키울 수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1월에는 법인세 개편 등으로 우리 기업 해외법인에서 배당수입만 60억달러 넘게 들어왔다"며 "하지만 4월에는 배당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조사국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폭이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상수지가 분기 또는 반기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하면 우리 경제의 위험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경상수지가 분기 기준 적자를 보인 것은 2012년 1분기(-12억9000만달러)이후 없다. 반기 기준으로도 2011년 상반기(-67억2000만달러) 이후 없다. 연간 경상수지 적자는 1997년(-108억1000만달러)이 마지막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면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이 좋지 않은 신호"라며 "정부는 중국의 리오프닝에만 기대지 말고 수출 지역과 품목 등의 다변화로 경상수지를 관리하고, 외환보유액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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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이재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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