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7700억달러 경상흑자 … 안정성장 기반

2023-04-03 11:21:16 게재

한은 "연간 경상흑자 예상"

"경상수지 위험 … 달러 수급 악화 우려" 에서 이어짐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은 경상수지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10여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고, 외환보유액도 증가하면서 환율이 안정되는 등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했기 때문에 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772억6000만달러) 이후 지난해(298억3000만달러)까지 지난 10년간 7666억7000만달러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2013년 3464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31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환율은 지난 10년간 달러당 평균 1141.7원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급등으로 한 때 1400원대까지 오른 것을 빼면 1100원 안팎에서 환율이 장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거꾸로 최근 대외수지가 악화하면서 '경상수지 흑자→외환보유액 증가 →환율 안정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거시경제 성장 선순환 패러다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의 큰폭 감소와 외환보유액 급감, 환율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키웠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9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연간 흑자규모로는 2011년(166억4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전년도(852억3000만달러)에 비해 65.0%나 감소한 수치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면서 외환보유액도 크게 줄었다. 한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외환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장안정화를 위해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은 46억400만달러 순매도로 집계됐다.

외환 순거래액은 총매수액에서 총매도액을 차감한 액수다. 연간 기준 외환 순거래액은 458억6700만달러 순매도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31억6000만달러로 전년도 말(4631억2000만달러)에 비해 399억6000만달러나 줄었다. 연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2019년(4088억2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데는 전세계적인 '킹달러'로 인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 연준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는 급상승했고,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최고 5.0%)가 한국(3.5%)보다 1.5%p 높아지면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진 점도 외환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근저에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기존 외환보유고를 헐어서 환율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면 그만큼 달러 수급이 원활해지고 외환준비금 방어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우리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국 국채가 35% 수준이고, 해외 모기지 채권과 회사채 등을 합쳐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과 같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존 채권을 내다 팔았다면 상당한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를 흑자로 관리하면서 외환보유액은 국제결제은행(BIS) 권고수준인 9000억달러 이상으로 늘려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향후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악의 경우 상반기 적자가 나더라도 하반기에는 대중국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등 연간 경상수지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달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2월 들어 수출 등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경상수지가 단기간 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연간으로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15대 주요 품목 중 13개 품목(자동차 이차전지 제외)이 수출 감소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