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RO "한국 올해 1.7% 성장에 그칠 것"

2023-04-06 10:53:09 게재

2023년 경제전망보고서

소비·수출·투자 둔화 우려

국제기구, 줄줄이 하향조정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6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점쳤다. 지난해 12월 전망치에서 0.2%p 하향조정했다.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약한 설비투자로 하방 위험이 상당하고 분석했다.

AREO가 이날 발표한 지역경제전망 보고서는 매년 발간하는 대표 보고서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과 아세안 10개국 전반의 경제동향을 점검하고 정책권고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3은 4.6% 성장 전망 = AMRO는 올해 아세안+3 지역은 관광 등 서비스 부분 회복으로 4.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은 약화된 대외 수요에 따른 수출 감소를 감안해 1.7% 성장을 전망했다. 또 국제 원자재와 식품 가격 하락으로 대부분의 아세안+3 국가들에서 인플레이션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지역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완화된 4.7%를 전망했다.

AMRO는 지역경제 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의 재상승과 급격한 미국 경기 둔화,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을 경기 하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중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확대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분절화 심화,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 등을 지역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AMRO는 대부분의 지역 내 국가들이 긴축적 재정정책을 취하고 있으나, 취약계층과 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효율적인 자원배분과 재정개혁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제고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정책기조를 전환할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 또 낮춰 = 최근 AMRO를 비롯해 주요 국제기구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주요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리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은 1.5%를 유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수지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46개 개발도상국 성장률의 경우 0.2%p 올려 4.8%를 제시하면서도 우리 경제만 제자리걸음을 칠 것으로 진단했다. 동아시아만 놓고 봐도 중국(5.0%)의 성장률을 바탕으로 홍콩(3.6%)과 몽골(5.4%)등 중국 인접 국가가 성장 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2.0%)보다도 낮은 성장률을 점쳤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3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크게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1.8%), 국제통화기금(IMF·1.7%)보다 낮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1.6%에도 못 미친다. 특히 예정처는 다른 기관들의 '상저하고' 전망과 달리 하반기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하반기 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의 경기흐름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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