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안전한 바다를 위하여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이 16일로 9회를 맞았다. 해양경찰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에 가동되지 못하는 대책은 없는 것만 못하다"는 자세로 해양사고 예방과 구조 구난을 위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1만866명, 8040명, 9028명.' 지난 3년간 바다에서 해양경찰이 구조한 조난자 숫자다. 바다에서 발생하는 조난사고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원인을 보면 출항 전 정비 불량과 운항 부주의가 가장 많고, 기상악화와 연료 부족으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조난사고는 바다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세심한 주의와 대비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들도 많이 있다.
바다에 나가기 전에 날씨를 확인해서 기상이 나쁘면 뒤로 미뤄야 한다거나, 출항 전에 연료와 배터리를 점검해야 하는 것,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 안전의 기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알고 있는 기본을 실천만 하더라도 조난사고가 대폭 줄어드는 마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88명, 70명, 66명.' 지난 3년간 바다에서 조난을 당해 사망 또는 실종된 인원 현황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한 생명과 관계된 인연의 끈은 수백, 수천이 될 수도 있어 그 영향이 사회 전반에 미치기도 한다. 그렇기에 해양경찰은 해양재난 현장에서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것이 '현장에 강한 해양경찰'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안전의 기본'만 실천해도 조난사고 줄어
해양경찰은 그동안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신설하고 잠수지원함을 도입해 수중구조능력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켰으며, 파출소에 구조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신형 연안구조정을 도입해 연안해역에서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왔다.
특히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차가운 바다 속에서 그물과 로프가 뒤엉킨 선박 내부에 진입해 구조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해양경찰 구조대원들이 두려움 없이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평상시 선박구조를 눈에 익히고, 뒤집힌 선박에 진입하는 훈련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7491명, 9792명, 1만592명.' 지난 3년간 이웃의 생명을 구조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민간해양구조대원의 숫자다. 해양경찰은 국토면적의 4.5배에 달하는 광활한 해양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한정된 해양경찰 인력만으로 모든 해양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 민간해양구조대를 조직했고, 현재는 20개 경찰서에서 어민, 레저활동자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민간해양구조대가 전문화된 구조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강사를 통한 교육·훈련과 민관 합동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처우개선을 위해 '민간해양구조대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해양안전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양경찰은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바다 일상'을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왔으나, 이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불파만 지파참(不怕慢 只怕站). '느린 것을 두려워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말처럼 오늘보다 내일이 더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해양경찰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