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전염병 발 금융위기시 자금 공급"

2023-05-02 11:03:21 게재

한중일·아세안, '치앙마이이니셔티브' 적용 확대 검토 … ADB 연차총회, 한일 및 한중일 회의 잇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 아세안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재난과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해 금융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금융위기 등의 경우에 대비해 달러 등 자금을 공급하기로 한 것에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이다.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 추경호 부총기 겸 기획재정부장관(사진 왼쪽 세번째)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 왼쪽 네번째)는 2일 오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3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중일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참여하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의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관련 당사국이 조정에 들어갔다. 올해 의장국인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제안으로 2일 오후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한중일+아세안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금까지 적용대상을 통화가치 폭락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등 금융위기에 빠진 국가로 제한했다"며 "이번 논의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재해와 전염병 발생에 따른 일시적 외화부족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금운용을 유연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스리랑카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급격한 외화유동성 악화로 국가 부도 상화에 빠지는 등 금융위기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스리랑카는 아세안 국가에 해당하지 않지만 상당수 역내 국가는 관광산업 등이 국가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재난 및 전염병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키스탄도 지난해 수개월 동안 계속된 홍수로 국토의 1/3이 수몰되는 등 대규모 재난으로 국가적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CMIM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역내 통화 및 금융안정의 필요성에 따라 2000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중일과 아세안 재무장관이 참여한 회의에서 공식 설립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의 기금 성격을 갖는다. CMIM은 지난 2010년 1200억달러 규모로 출발해 2014년 24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와 관련 한중일+아세안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2일 오전 한일 및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인천 송도에서 열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협력이 세계경제의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한중일 세 나라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아세안+3 지역에서는 80%에 달한다"며 "세계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에 있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의 협력은 역내 및 전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비대면 등의 형식으로 진행되다 4년 만에 대면회의로 열렸다.

한편 이날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다. 이번 총회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 3년 만에 대면방식으로 열린다. 기획재정부는 ADB총회 역대 최대규모인 5000여명의 참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총회 기간에는 각종 세미나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행사, ADB 이사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기재부는 "창립 회원국이면서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위상에 맞게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올해는 한국이 ADB 수혜국 지위에서 졸업한 지 35년이 되는 해로 한국의 개발경험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천=백만호 성홍식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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