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DB와 기후기술허브(K-Hub) 공동설립 합의

2023-05-03 10:56:17 게재

ADB 연차총회 이틀째 열려

'역내 금융협력 강화' 합의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3일 인천 송도에서 개회식을 갖고 본격 운영됐다. ADB회원국 재무장관 등 5000여명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한국 세미나의 날, 국내 기업 홍보 행사, 한국의 밤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린다.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한국세미나의 날 |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등 주요 내빈들이 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한국세미나의 날'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날 인천 송도에서 시작된 ADB 총회는 오는 5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주제는 '다시 도약하는 아시아: 회복, 연대, 개혁'이다. ADB는 역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위한 개발금융 지원, 개도국 개발정책·계획 조정 지원, 기술원조, 기타 국제기구와의 협력 등을 지원하는 기구다.

ADB 총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1970년 서울, 2004년 제주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행사로 진행되는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공식 개회식 열려 = 정부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ADB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이날 2024년 한국-ADB 기후기술허브(K-Hub) 설립을 합의했다. K-Hub를 통해 기후 분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한국의 우수한 기후 기술과 지식을 개발도상국(개도국)에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한국에 위치한 국제기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연차총회 이틀째인 3일에는 공식 개회식에 이어 거버너 세미나와 ADB 프로젝트 설명회가 열린다. 문화공연, 리셉션 등이 포함된 한국 문화의 밤도 진행된다. 인기가수 뉴진스 등 가수들의 K-팝 문화공연을 진행한다. 다양한 체험행사도 제공하는 등 K-팝, K-무비, K-푸드 등 한류(K-Culture) 확산 계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7년 만에 한일재무장관 회담 = 앞서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즈키 준이치 일본 재무상을 만나 공식 회담을 개최했다. 소녀상, 수출규제 갈등으로 2016년 중단된 이후 7년 만의 재무당국 간의 공식 회담이다. 양국은 연내 일본에서 추가 한일 재무장관 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한일 재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다양한 국제 및 역내 이슈에 있어 한국과 일본의 공조가 중요하고 이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추 부총리는 한일 재무당국 간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본 측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복원 시점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추 부총리는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번갈아 방문) 외교가 복원됐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G7 재무장관회의에 일본이 한국을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 장관은 "한일 양국은 세계 경제와 지역 및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특히 그중에서도 지정학적인 과제인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입장으로 한일 양국이 협력해 나가며 함께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7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6년 2월 처음 시작됐다. 2016년 8월 당시 유일호 부총리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간 만남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양국 경제 협력 재개의 신호탄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1년 시작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양국 관계 악화로 2015년 완전히 중단됐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관련 사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도 열려 = 한편 이날 제26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도 열렸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경제·통화정책 수장들은 세계적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역내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팬데믹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2년 아세안+3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물가 상승세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평가했다. 긴축적 금융 여건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향후 경기 하방 요인이 있지만, 국내 수요에 힘입은 경제 회복으로 역내 경제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회의 참석자들은 무역과 투자, 공급망 등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팬데믹 이후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개방적인 규칙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역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신규 대출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재원 구조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성홍식 백만호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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