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재생과 브레인 파워(Brain Power)

2023-05-15 10:56:19 게재
황영우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세계 유수의 도시들마다 처한 현실이 있다. 바로 도시재생 문제인데 근현대화 과정 속에서 성장했지만 미래비전과 맞물려 새롭게 도시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상황이고 지방은 인구소멸 문제까지 안고 있다. 도시재생이 지방도시일수록 단순히 개조의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앙투안 반 아그마엘과 프레드 박커는 '세상에서 가장 스마트한 지역들'이라는 저서를 통해 스마트 도시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특히 미국의 피츠버그는 제조업으로 급성장했다가 녹슨지대(Rust Belt)로 급락한 대표적 도시로 알려졌다.

성공한 도시재생의 원동력 '브레인 파워'

하지만 최근 4차산업 중심의 스마트시티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도시가 됐다. 오늘날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성공한 도시재생의 표본으로 꼽힌다. 원동력은 브레인 파워(Brain Power)에서 찾는다. 브레인 파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는 시정부와 대학과 기업이다. 지역 내 전문대학을 포함해 연구가 가능한 모든 기관과 이들의 성과를 활용할 기업들이 공생하는 스마트한 지역을 만들어 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벨리와 애리조나주 투싼시가 있고 네델란드의 바그닝겐대학은 농식품분야에서, 스웨덴의 스톡홀름대학은 IT와 로보틱스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반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고전하는 사례도 있다. 한때 미국 최대공업도시이자 세계적인 자동차공업 도시였던 디트로이트가 대표적이다. 도시재생에 몸부림치지만 아직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앞서 언급한 피츠버그와 실리콘벨리, 투싼, 네델란드, 스웨덴 사례들의 공통점은 스마트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비전을 설정했다. 이에 맞는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구성기관 간 연결고리를 구축했다. 나아가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필요한 역할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이 창업지원 기능까지도 함께 강화했다. 브레인 벨트를 형성해 지역사회를 스마트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이 긴급하고도 새롭게 추구해야 할 사업영역과 방향이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브레인벨트 프로젝트 적극 추진돼야

부산도 변하고 있다. '지산학(지자체-기업-대학)'이라는 용어를 전국 처음으로 만들며 도시 변화에 몸부림치는 중이다.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와 부산도시공사가 통합돼 도시재생 역량 모으기에도 나섰다. 부산은 한국전쟁이라는 현대사의 유산으로 인해 도시재생도 쉽지 않다.

부산시의 그동안 개발방식도 손쉬운 나대지를 찾아 도시외곽개발 위주로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낙후지역과 개발지역이 뚜렷해졌고 동·서부산권 및 원도심간 개발 격차는 더 확연해졌다. 중앙정부의 도시재생 정책이 축소되더라도 부산다운 도시재생은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사회와 기업, 연구기관(대학 등)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재생을 선도하는 부산브레인벨트 프로젝트는 적극 추진돼야 할 부문이다.

아직도 기능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사상스마트시티 재생사업을 비롯한 지역 내 재생이 필요한 공업지역들부터가 그 대상이다. '녹슨지대'를 부산에서 가장 스마트한 지역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