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 수출 활로, 시험인증에서 찾는다

2023-05-17 10:59:21 게재
김화영 (재)FITI시험연구원 원장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심상치 않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계 각국의 무역기술장벽(TBT)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세계무역기구(WTO) TBT 통보문 발행건수를 보면, 2020년 3352건, 지난해 390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TBT는 수출의 대표적인 장애물이다. 국가 간 다른 기술 규정이나 시험인증 절차 등으로 인한 무역규제로써, 기업에 수출을 지연시키는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

한 예로 수출국에서 요구하는 해외인증을 받기까지의 많은 시간과 비용 때문에 어렵게 얻은 수출 기회를 놓치는 기업이 종종 생겨난다. 기업 입장에서 수출을 위한 첫 관문인 시험인증부터 난항인 것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가기술표준원에 주요 시험인증기관이 참여하는 '해외인증지원단'을 마련한 이유다.

정부의 수출 플러스 정책에 발맞춰 기업이 국내에서도 해외 인증을 간편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함이다.

세계 각국 무역기술장벽 높아져

기업들이 마음 놓고 수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출 활로를 여는 데 시험인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첫째, 세계 인증기관과의 시험성적서 상호인정을 추진해야 한다. 시험성적서 상호인정은 기관의 기술과 수출지원 역량을 결정하는 경쟁력 중 하나다.

둘째, 세계 각국의 TBT에 공동대응할 수 있는 기술규제 정보 제공에 앞장서야 한다. 미국 유럽연합 등 선진국의 기술규제는 탄소중립 관련 규제로 강화하는 추세이며, 개발도상국은 기술규제의 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셋째, 첨단기술의 표준개발 및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국내에서 개발한 기술이 국제표준이 된다면 수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넷째, 해외 시험인증 관련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앞으로 더욱 다변화하는 해외 인증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인증 전문가를 통한 기업 맞춤형 해외 진출 컨설팅이 요구된다.

FITI시험연구원은 1980년대 초부터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해외 시험인증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기술 협력을 강화하면서 수출 활성화와 품질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등 수출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섬유·패션기업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친환경 인증인 히그지수(Higg Index), 유해화학물질 제로배출업체(ZDHC), 글로벌 리사이클 인증(GRS)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 서비스를 발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 호헨스타인·티유브이슈드(TUV SUD), 튀르키예 인증기관 ETKO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해외 시험인증기관 네트워크도 확대해 수출 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2002년 국내 시험인증기관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이후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에서 겪는 수출 애로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든든한 수출 파트너로 자리매김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시험인증기관이 정부, 기업과 원팀(One Team)을 이루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든든한 수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