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로 총출동한 여권 … 통합 진정성 인정받을까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 참석 … 국민의힘은 광주에서 최고위
김기현 "5.18에 대한 당의 진심 훼손·퇴색되는 일 없도록 할 것"
여야 1년 내내 대치, 김재원은 '5.18 실언' … 통합 정신에 배치
여권이 지난해에 이어 2년째 5.18 광주로 총출동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내각은 18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5.18이 상징하는 통합 정신을 기렸다.
다만 지난 1년 내내 충돌을 반복한 정치권 상황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실언으로 인해 통합 메시지의 진정성이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비행기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수석들, 비서관들이 대거 광주를 찾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해처럼 열차편으로 광주로 이동했다. 여권은 이날 5.18 기념식에 2년째 총출동하면서 통합 메시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9 대선에서 역대 보수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호남 득표율(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정신이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며 "5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고 득표율을 선사한 호남에 5.18 기념식 참석과 '5월 정신' 발언으로 보답한 것이다.
하지만 여권은 윤석열정부 임기 첫 해동안 5.18 통합 정신을 살리는데는 부족함이 적잖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권은 야당과의 협치를 거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년 동안 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들 아니냐"며 여권의 5.18 정신 헌법 수록이 '거짓 공약'이었음을 내비쳤다.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정지 1년 징계를 내렸지만, 김 최고위원은 사퇴를 거부한 채 버티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5월 정신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이자 자산"이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5월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의 진정성이 광주와 호남 시민들의 가슴 속에 울림을 드릴 수 있도록 더욱 힘써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실언'을 의식한 대목으로 읽힌다.
김 대표는 "5월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도 안 될 것"이라며 "이것은 민주영령들의 희생을 오도하는 것이며, 광주와 호남 시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민주화 성지인 광주와 호남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호남의 경제 발전은 단순히 한 지역의 경제적 성취를 넘어 시대 상황에 맞춰 광주 정신을 새롭게 꽃피우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호남 발전을 위해 여러 공약을 드린 바 있으며, 속도에 차이는 있으나 공약을 하나하나 착실히 이행해 가고 있다"며 "광주복합쇼핑몰 공약은 대기업이 앞다퉈 진출하는 등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뤄내고 있고, 광주를 글로벌 미래차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일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이 광주로 향한다. 민주영령들의 뜻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5.18 민주묘지도 함께 찾을 예정"이라며 "국민의힘은 5.18이 현재 진행형인 역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제대로 아물 수 있도록, 억울한 일이 있다면 바로잡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던 중에 이런 설화 논란이 있다 보니까 그냥 바로 꺾였다. 쌓는 데는 오래 걸려도 무너지는 데는 한순간이지 않겠냐. 현장에서 직접 실감 해보니까 암담하고 착잡하다는 생각이 어제 하루 종일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