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와 현재의 꿈과 희망

2023-05-24 10:58:16 게재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우리 도서관에서는 5월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활동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많은 어린이 청소년이 참여해 개별 행사로서는 성공적이라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의 활동이 충분한 것인지, 또는 바른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 활동의 연속성과 일관성은 잘 유지되는지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자들에게 일종의 독서휴가제인 '사가독서(賜暇讀書)' 제도를 시행했고,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도 '셰익스피어 휴가'라는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뇌의 다양한 부위를 자극해서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인 실험 결과도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독서의 중요성과 효과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책을 읽고 그로부터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독서진흥의 방향이나 과정에도 시대 상황과 변화에 걸맞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시대상황에 걸맞는 변화 요구

요즘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지식의 습득과 표현이 문자만이 아니라 영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수단과 콘텐츠로 확장되어 있다. 소통 대상의 범위도 개인, 나아가 인간을 넘어 기계나 가상적 존재, 시스템 등으로 넓어졌다. 우리 도서관의 활동도 새로운 접근방법과 관계설정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도서관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적응력과 활용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지난달에는 AI 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모빌리티 체험공간(로봇 자율주행, 드론)과 로봇 플레이공간(로봇체험), 첨단기술 전시공간으로 구성한 '미꿈소 첨단기술체험관'을 개실했다. 이곳에서는 첨단 정보기술을 체험해본 후에 관련한 도움 독서 활동으로 확장해 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또 '체험형 동화구연'같이 참여자가 동화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을 만나보거나 상호 교감해 볼 수 있는 독서진흥 콘텐츠도 있고, 'AR 책카드' 같이 증강현실 체험을 활용한 독서활동 콘텐츠나, 청소년들의 의사소통 능력,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가상현실 체험을 접목한 토론 프로그램 'VR로 떠나는 토론캠프'도 있다.

이러한 활동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도 하고, 객관적 평가를 통해 보완할 점도 있을 것이다. 혹자의 눈에는 너무도 미흡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뚜렷한 목표와 방향성을 지니고 고민하고 시도하는 자세일 것이다.

우리 도서관이 이런 자세만을 잃지 않는다면 나름의 존재 의의를 가지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외부가 아무리 바뀐다 해도 수용하는 주체의 역량이 삶의 흐름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을 이루기 위한 원동력

독서와 독서 활동의 체험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체적 능력을 신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의 하나일 것이고, 그런 능력의 향상이 결국 미래를 꿈꾸고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

우리가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래를 꿈꾸고 자기를 완성하며, 행복하고 신날 수 있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건 우리의 보람이고 현재의 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