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적 철강도시에서 이차전지 허브도시로

2023-06-19 11:36:04 게재
이강덕 포항시장

첨단산업의 혁신기술 확보가 산업패권과 국가안보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판단한 주요국들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략산업의 육성과 기술주권 확립을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제정했다. 이차전지·반도체 등을 전략기술로 지정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대폭적인 규제 완화와 인허가 신속 처리 등을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우위 수성과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차전지 성장세 예견 선제적 산업 육성

포항시는 이차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소재인 양극재 글로벌 생산 1위라는 입지 여건과 전주기적 산업생태계 구축,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 등 차별화된 강점을 앞세우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은 가장 먼저 이차전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견해 선제적인 육성과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최대·최고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도시다.

포항시는 2016년 세계적인 배터리 기업 에코프로 유치를 시작으로, 2019년 전국 최초로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후 전국 32개 특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 특구로 선정돼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또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배터리 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배터리 육성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포항에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세계적인 선도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확정된 투자액만 14조원에 이르며, 추가적인 투자 협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심장'이라 불리며 성능과 가격 등을 좌우하는 양극재 생산에서 포항은 세계 1위이며, 원소재부터 양극재·음극재 생산,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한 세계 유일의 도시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반드시 지정돼야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포항이 세계적인 이차전지 허브도시로 도약을 완성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화단지로 반드시 지정되어야 한다.

포항이 추진하는 '이차전지 양극재산업 특화단지'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소재 자립화'를 앞당길 것이다. 핵심 광물 원료의 공급안정화를 촉진하고, 경북 도내 전후방 산업과 연계한 상생 클러스터 구축은 양극재의 생산단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핵심 소재에 대한 국제 분쟁 등 '소재 전쟁' 발발 시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를 지킬 하나의 대응책이 될 수 있다.

한일 무역분쟁 당시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며 '무기화'한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국제 정세에 따라 제2의 불화수소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패권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차전지 소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특화단지는 혁신기술을 특화해 집중육성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이차전지 핵심소재 양극재 산업이 상용화된 포항에 지정돼야 한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포항 지정은 기술 고도화를 통한 소재 자립화와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해 대한민국의 혁신 신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