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관규 전남 순천시장

"박람회, 기후·지방소멸위기 해법제시"

2023-06-28 11:14:49 게재

성공개최 시민 자긍심↑

노 시장 리더십 재조명

"10년 전 정원박람회가 대한민국에 정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기후 및 소멸위기에 놓인 지방의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 21일 만난 노관규(사진) 전남 순천시장은 청바지 차림의 소탈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날도 벤치마킹 온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 등을 직접 안내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매일 박람회장으로 출근해 관람객을 안내한다.

박람회 개최 성과를 묻자 "많은 분이 유럽에 온 것 같다고 극찬한다"면서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게 또 다른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일 개막한 정원박람회는 개막 당일 관람객 15만명, 12일 만에 100만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84일 만에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속도면 목표인 800만명이 무난해 보인다.

노 시장 얘기처럼 이번 박람회는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순천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순천만(블루카본)과 정원박람회장(그린카본)은 탄소를 흡수하는 보고다. 도시 곳곳에 조성된 작은 정원과 어우러져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대한민국 워케이션 중심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순천시는 박람회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설립 부지(사업비 500억원)로 선정됐다. 경남 창원과 전남 고흥이 경쟁했지만 이 업체는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부 분위기를 감안해 순천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해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조성을 약속받았다. 순천에는 웹툰 관련 대학교 3개가 있으나 인프라가 부족해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조성과 정부의 추가 지원 등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노 시장은 이 같은 성과를 모아 우주항공산업과 애니메이션, 워케이션 중심도시라는 발전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순천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할 내부 에너지도 충분하다. 노 시장은 "박람회 성공으로 시민들은 높은 자긍심을, 공무원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이런 힘들을 한데 모으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전의 시대 중요한 게 단체장 리더십이다. 노 시장은 10년 전 정원박람회를 처음 제안했다. 이번에는 국제행사로 규모를 키웠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뚝심'으로 성공을 이어갔다. 박람회 성공 개최로 그의 리더십도 재평가됐다. 최근 서울시 등 전국 곳곳에서 특강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연구기관 및 기업인 등 수많은 인사들이 순천을 방문하면서 '인적 자산'도 쌓였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소중한 인적 자산을 순천 발전에 활용하는 게 저의 역할"이라며 "제가 중심을 잘 잡으면 순천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관련기사]
흑두루미 날던 순천만 '국민정원'으로 탈바꿈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방국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