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관광객·주민이 함께 행복한 관광
코로나19로 멈춰 섰던 관광과 지역축제가 재개된 가운데 이른바 '바가지요금'이 사회적 이슈다. 바가지요금은 유명 관광지 또는 대규모 축제가 열리는 곳이면 해마다 반복돼 온 우리 사회의 고질병 중 하나다.
무엇보다 관광 유행이 변했다. 대형버스를 타고 수십명씩 몰려다니던 관광이 가족 단위 관광으로, 유명 여행지 중심에서 자연과 캠핑 중심으로 옮겨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관광트렌드 전망'에서 유망 여행 테마로 '모멘트(MOMENT)'를 제시했다. 이는 로컬관광(M),아웃도어(O), 농촌(M), 친환경(E), 체류형(N), 취미여행(T)을 뜻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광 유형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고, 관광 행정도 이러한 추세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광주 동구는 광주 역사와 문화, 예술 그리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정신이 깃든 도시에서 3박 4일간 체류하면서 동네 구석구석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 관광인 '東네라이프(donggulife.kr)'를 운영 중이다. 더불어 △서울·대구 출발 시티투어 상품 개발 및 운영 △무등산 인문 For:rest 축제 △광주문화재야행 야간관광 거점투어 등 지역민 관광객 관광사업자가 지속가능한 상생발전 관광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변화하는 관광 트랜드 맞춰 제도 변화
이에 발맞춰 관광정책도 제도적 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 2019년 개정된 '관광진흥법' 제48조 3항은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자치단체장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 역시 '지속가능관광'을 "미래 세대의 관광 기회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동시에 현세대의 관광객 및 지역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즉 대량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경제 지역사회 지역주민 지역생태계에 관광의 성과가 돌아가는 상생 관광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필자는 2022년 3월 21일 창립한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는 일방적 소비 중심의 여행에서 벗어나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모두 행복한 지속가능한 관광 실현에 뜻을 함께하는 전국 34개 지자체가 모여 결성됐다.
특히 지속가능관광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를 늦출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많은 지역에서 지역관광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 지속가능 관광상품을 제공한다.
지속가능관광이 제대로 정착할 경우 고향사랑기부제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우리는 그동안 추진했던 관광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 대형 관광버스로 실어 나른 관광객들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밀물처럼 쏟아졌지만 지역에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지자체가 '지속가능한 관광' 주도해야
1000명 관광객이 스치듯 지나가는 관광보다 10명의 관광객이 우리 지역 구석구석을 체험하고 느끼는 관광, 그 혜택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는 관광, 그 관광객이 우리 지역의 생활인구로 연결되는 관광이 필요하다. 더 많은 지자체가 '지속가능관광 지방정부협의회'와 함께 관광정책 변화를 주도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