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쓰레기에서 보물 캐내는 해양폐기물 자원순환 활성화

2023-07-11 10:39:48 게재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최근 삼성전자 효성티앤씨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은 탄소중립과 ESG경영 차원에서 해양폐기물 재활용에 눈길을 돌려 주목받고 있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폐어망 등을 수거·분리·재활용하는 'EU피르(fir) 시스템'을, 미국은 2008년부터 '친에너지어업(Fishing For Energy)'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형 해양폐기물 재활용플랫폼' 가동

해양수산부는 국내·외 자원순환 트렌드에 맞춰 2022년 12월에 해양폐기물 수집·운반·집하 및 재활용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고부가가치 물질 재활용을 높이기 위한 '해양폐기물 재활용 활성화 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국내 유일의 해양환경 전문 공공기관으로서 올해를 '해양폐기물 자원순환 활성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안정적인 재활용 원료 공급을 위한 집하장 운영, 재활용 제품 개발·보급, 재활용 제품인증체계 구축, 대국민 인식증진 등 해양폐기물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해양폐기물은 주기적으로 발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리배출 및 안정적인 집하·공급체계가 미비해 재활용 활성화에 대한 제약이 따른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해양폐기물 재활용 가능 물량 공급을 위해 부산신항과 목포항에 재활용 가능 해양폐기물만 분류·집하하는 공공집하장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공주도의 해양폐기물 재활용 원료 공급체계와 민간주도의 재활용 기술을 융합한 '한국형 해양폐기물 재활용 플랫폼'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대표적인 해양폐기물인 선박 폐로프, 어선발생 생수병을 수거하고 재활용 제품까지 제작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가능한 해양폐기물 자원순환 혁신모델'을 구축한다. 해양경찰청과 수협에서 추진하는 '우생순 운동'(우리 생수병 되가져와 자원으로 순환해요)과 연계해 어선발생 생수병을 수거하고 어민 및 낚시인들이 활용 가능한 제품을 생산·배포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혁신 모델 추구

아울러 해양폐기물 재활용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마련을 위한 공적 인증제를 도입해 해양폐기물 재활용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관련 산업 육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업해 우수재활용제품 품질인증(GR)제도 대상에 해양폐기물을 추가하고 국내 최초로 해양폐기물 재활용 인증 제품을 발굴·등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어민, 낚시인 등 해양·수산 종사자 대상으로 해양폐기물 발생 저감, 분리배출 유도, 재활용 활성화 등이 포함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며 해양폐기물 재활용 제품인증과 연계해 해양 특성을 반영한 재활용 브랜드(Re:BLUE)를 개발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해양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노력들은 그동안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탈염화 등 전처리 문제, 낮은 경제성 등으로 재활용 시장이 침체되어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정부차원의 해양폐기물 재활용 활성화 대책으로 ESG 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관련 산업 육성을 지원한다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은 시간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