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수입국, 중국에서 멕시코로 바뀌나

2023-07-14 11:26:29 게재

올해 5월까지 중국 비중 13.4%, 캐나다에도 뒤져

반기 기준 15년 만 … "미중 갈등에 무역구조 변화"

미국의 최대 수입국가가 중국에서 멕시코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중간 갈등이 무역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미국의 최대 수입국에서 중국이 멕시코에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며 "반기 기준으로 15년 만에 무역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미국 상무부 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미국의 상위 3개 수입국가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의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1690억달러 규모를 수입해 전체의 13.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3%p 감소한 규모로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상용품에서 전기 및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입이 줄었고, 특히 반도체 분야의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비해 멕시코로부터 수입은 195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고, 캐나다도 1760억달러를 미국에 수출했다. 신문은 "현재 추세대로면 상반기 기준으로 이들 나라가 중국을 제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줄어든 대신 아세안 국가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다. 아세안 국가는 올해 5월까지 미국에 1240억달러를 수출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액수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배 수준이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5~2018년 2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트럼프정권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내걸고 3700억달러 상당에 이르는 대중국 수입품에 제재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바이든정권도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경제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반도체와 통신기기 등에 대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중국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는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등 리스크도 있다. 하지만 미 의회를 중심으로 초당파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대중국 의존도 낮추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통상대표부(USTR) 타이 대표는 "중국으로부터 저가의 상품이 밀려들면서 우리가 약해졌다"며 "거액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 중국제품이 미국 제조업을 쇠퇴시켰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드는 데 따라 아세안 국가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올해 1~6월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 가량 감소했지만, 대아세안 수출은 2% 증가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를 통한 우회적인 대미 수출을 꾀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5월까지 620억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했다. 중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수출 상위 3번째 국가에 해당한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0년 9% 수준에 달했지만, 민간항공기 수출 등이 부진하면서 줄어들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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