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독주 막아야 세계경제가 살아난다
36년간 일제강점기라는 어둠의 터널을 지난 한국은 해방이 된 1945년부터 20억 달러가 넘는 미국의 원조를 받았다.
21세기가 되면서 한국의 성장은 독보적이다. 중공업과 ICT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은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고, 삼성 현대차 LG 등 글로벌 기업도 등장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09년 11월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구인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한국의 고속성장은 한국민의 위대함도 있으나 미국의 지원이 큰 뒷심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2023년 현재 한미관계는 복잡하다. 미국 상무부가 2022년 발표한 '반도체과학법'(CHIPS)에는 4개의 독소조항이 있다. 첫째,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둘째, 초과이익 공유, 셋째, 회계자료 제출, 넷째, 중국 증설 제한 등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기술과 영업 비밀 유출 가능성이 있고, 생산성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같은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표했는데, 국내 업계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법과 IRA로 인해 한국의 반도체기업과 자동차기업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칩스·IRA 등으로 복잡해진 한미동맹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에도 미국이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미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제한하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미 법무부는 여객 노선에서 경쟁이 제한될 것을 경계하는 동시에 마이크로칩과 같은 핵심 제품의 화물 운송을 대한항공이 독점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북미 5개 노선에서 합산 점유율이 약 78~100%에 이른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미국 LA타임스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통령의 최우선 경제 과제는 미국의 제조산업을 성장시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반도체 제조를 제한하는 정책이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 동맹국이 피해를 보게 하면서 국내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50년 전만 해도 원조를 받던 한국이었지만, 2023년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동맹국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LA 기자의 질문에서 알 수 있듯이 한미관계는 수평적이지 않다. 바이든은 재선을 위해 한국 경제를 제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한국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중재에 나서야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그럴 뜻이 없는 것 같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는 윤석열정부이고 조연이 미국정부인 셈이다. 미국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윤석열 정부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집권 1년 만에 미국에서만 18조원을 구매해 문재인정부 5년의 7배를 뛰어넘었다.
미국의 일방주의 세계경제에 불이익
미국의 일방주의는 전세계에 부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분절화된 세계는 전세계 모두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며, 장기적으로 총생산 2%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의 독주를 막아야 한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