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세플라스틱 표준분석법 마련 시급하다

2023-08-08 10:50:15 게재
손창규 경북보건환경연구원장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마스크를 포함한 1회용 위생용품 사용이 늘면서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된 마스크와 위생티슈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 조각과 섬유들이 해양 대기 토양 수계 등으로 유입됐다. 일상생활 중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을 위한 규제 및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적절한 관리 위한 법제정 진행 중

현대인들은 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어 있다. 태아 때부터 뇌에 축적돼 신경발달장애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플라스틱 노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국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적절한 관리와 대응을 위한 법률 제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조각이 나거나 미세화 된 5㎜ 이하의 플라스틱입자를 말하며 발생 원인에 따라 1차,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이란 의도적으로 제조된 치약 세정제 화장품에 들어있는 스크럽제나 공업용 연마제 등을, 2차 미세플라스틱은 버려진 플라스틱이 빛과 바람 마찰 등 광화학적 산화와 풍화작용에 의해 아주 작게 쪼개진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면서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양오염의 상당부분은 하천을 통한 유입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천에 유입되는 주요 미세플라스틱 발생원 중 하나가 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이고, 유입원은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이며, 타이어·농촌 폐비닐 등이 물리·화학적으로 파쇄되거나 분해돼 만들어진 일부가 비점오염원의 형태로 하천을 통해 해양으로 유출된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국내 연구는 대부분 해양환경에 집중됐다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 신속측정 수계환경거동 노출경로 인체영향 등 분야별로 진행되고 있다. 국외 동향으로는 해양에서 담수로 연구대상이 전환되어 2~3년 전부터 위해성 발생저감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로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질 토양 대기 등 환경 분야의 미세플라스틱 국내 조사 사례가 드물고 인체 유해성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없어 위해성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금속 및 잔류성 오염물질과 같이 먹이사슬로 옮겨가는 매개체 역할을 하거나 어류 무척추동물 같은 수생생물의 섭취로 이어져 생태계에 위협이 되므로 미세플라스틱 분석법 마련이 시급해 환경부에 건의했고 현재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천 방류되는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

지방시대를 맞아 우리원에서는 지역 생태계와 주민 건강을 보호하고 하천으로 방류되는 하수처리장 미세플라스틱의 종류 및 배출특성에 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하수 중 미세플라스틱 검출은 주로 적외선 분광광도계(FT-IR) 현미경 시험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5~100㎛의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크기와 종류에 따라 인체의 흡수능력과 유해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분석능력이 요구된다.

이 시험법은 하수 중 유기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종류를 분석하는 데 많은 오차가 발생하므로 현재 가장 효율적인 제거방법을 심도있게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양 하천 상수원수 등 공공수역 및 비점오염원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해 빠른 분석법 정립에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