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무역, 위기에 강한 포트폴리오 구축할 기회
중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제로코로나정책 완화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그 혜택을 우리가 누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잠재된 위기 요인들이 현실화하면서 한국무역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2.8%를 차지한 최대 시장으로 주요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에서 대만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전반적인 수출 부진세 속에 대중국 수출이 26.1% 감소하고 수출 비중도 19.6%로 하락하는 등 의존도가 다소 약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출 비중 1위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물론 대중국 수출 부진은 경기적 요인 외에도 중국 내 산업고도화로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중간재 자급도가 높아지고 중국 경제 자체가 내수 자급형 구조로 전환되는데 따른 요인도 크다.
시장과 품목다변화에서도 성과 나타나
그러나 이러한 위기상황은 한국무역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먼저 국가별 수출구조의 측면에서 우리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중국 이외의 수출시장 발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으며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4.4% 감소했으나 여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9.6% 증가했다. 올해도 미국 인도 호주 베트남 등 중국 이외의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이 17.9%를 기록, 중국과의 격차를 1.7%p로 좁히고, 1분기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도 3.5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중국발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미국 베트남 인도 등에 대한 중간재 수출도 중·고위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 수출 다변화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무역의 해묵은 과제인 품목다변화 측면에서도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차세대반도체, 바이오헬스,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전기차 등 신성장산업의 수출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무역의 구조를 튼튼하게 만드는 기초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5대 신성장산업의 수출비중은 2011년 8.7%에서 2021년 14.1%까지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2011년 8.5%에서 지난해 24.0%로 3배 가까이 상승,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차세대 반도체 비중이 16.9%로 다수를 차지하고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수출비중이 57.7%에 달하는 등 특정 품목과 지역에 편중된 모습이다. 하지만 향후 품목과 시장다변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한국무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관의 적극적 협력 필요한 상황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출부진에 중국발 경제위기라는 돌발변수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우리 수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환경을 시장과 품목다변화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2023년은 오히려 위기에 강한 한국무역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를 위한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