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이스피싱 예방과 사회안전망 구축
스마트폰에 의해 인류의 삶이 변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용어가 2015년 처음 등장했다. 금융분야에서도 20세기 초 비행기의 출현처럼 큰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전자금융에는 새로운 위험요소도 숨어 있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지능화되고 교묘해진 금융사기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통합적인 대응을 위한 제안
최근 정부는 민생범죄 근절을 위한 TF 구성, 사기통합신고대응단 운영 등 사기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사후적인 조치와 함께 사전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해 몇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서민금융연구원의 연구(2021.6.)에 따르면 일단 보이스피싱 사고를 당한 사람이 다시 당할 확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모든 국민을 백신처럼 경험하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거 보이스피싱에 관한 단순한 지식전달 차원을 넘어서 금융사기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메타인지적 시뮬레이션 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악성 앱 탐지 기술은 전자금융의 방패다. 이 기술은 교묘한 사기수법으로부터 우리의 개인정보와 자산을 보호해 준다. '보이스피싱 시장 규모는 현재 7000억원이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있다. 이 기회의 시장에서 사력을 다해 정보탈취를 연구하는 크래커(cracker)의 비장함은 사기수법을 계속 고도화시킬 것이다.
이에 선제적인 악성 앱 탐지와 사기방지 기술은 중요한 방패가 된다. 정책당국은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모범규준(best practice) 제정 등 경쟁 환경을 유도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시장에서 선의의 혁신적인 해커의 역할이 활성화되는 산업환경이 되어야 한다.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는 양면의 칼이다. 개인에게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가져다 주는 보이스피싱의 악성 앱 탐지와 활용성 제고를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한 금융회사 또는 전자기기에서 발견된 악성 앱을 공유할 경우 보이스피싱 방지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피해구제 등 사회안전망 구축
마지막으로, 교육과 기술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대응책이 필요하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상당수가 취약계층이다.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보험 등 구제제도는 불가피하게 피해를 당했을 때 빠른 복구와 지원을 제공해 개인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대부분 심한 자괴감과 정신적 멘붕 상태에 이른다는 조사(서민금융연구원 2021.6.)가 있다. 이러한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도 사회안전망에 포함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안전한 전자금융 생활을 위해서 금융소비자는 스스로 체험형 예방학습에 참여해 대응능력을 키우고, 정부는 지능화ㆍ고도화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혁신적인 대응기술이 창발되도록 법ㆍ제도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금융회사는 악성앱 탐지 기술 활용과 고도화되는 침해수법에 즉시 대응해 전자금융거래의 사고발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사고발생시 보험 등 실질적인 구제제도를 마련해 금융소비자 신뢰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