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저출생 대비하는 일본 로봇화전략
저출생 인구감소의 누적적인 효과로 인해 일본 산업현장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심화됐다. 그동안 여성 및 고령자의 채용을 확대해왔으나 이것도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도 보다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을 인식, 설비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그동안 일본 제조현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로봇이 대량으로 도입됐다. 최근에는 극심한 인력 부족에 고전하는 음식점 등 유통 현장에서도 서비스로봇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들 서비스 현장에 도입되고 있는 로봇은 인간 근로자의 힘든 업무를 줄여주고 근로시간 단축 효과도 있어서 해당 기업으로서는 인재 모집이나 고령 근로자의 활용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온다.
서비스업 현장에서는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단축 영업을 하거나 심지어는 폐업하는 사례도 속출하는데, 힘든 직장이라는 이미지나 소문이 확산될 경우 인력부족 도산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일본기업으로서는 로봇의 도입을 통해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된 것이다.
일본 제조업 현장뿐 아니라 유통현장에도 서비스로봇 확대 움직임
물론 현재 로봇기술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유통 현장에서는 서비스로봇을 활용하기 위한 각종 노하우의 개발과 개선을 거듭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서비스로봇은 매장 내의 계단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의 자율보행에 적합한 매장 통로의 구축 등에 고민하기도 한다.
아직 만능이라고 할 수 없는 서비스로봇과 인간 근로자와의 협업을 통해 로봇의 업무 능력을 제고하는 방안도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 유수의 외식 체인점인 스카이라쿠는 각 매장에 서비스로봇을 총 3000대 도입했는데, 로봇을 점포의 주역으로 활용하기 위해 점포 운영을 혁신했다. 로봇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숙지한 전문인력이 각 지역 점포를 순회하면서 운영 시스템의 개선을 지도하고 있다. 로봇의 주행이나 서빙 동작 등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로봇 활용의 생산성을 높여서 인간 종업원의 보행 부담, 무거운 물건을 올려야 할 부담 등을 줄였다. 지도원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로봇의 동작을 포함한 점포의 각종 데이터를 AI 등을 활용해 분석하고 로봇의 운영 방안을 개선해 생산성을 올려 로봇의 도입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로봇의 활용 확대와 노하우 축적은 가정의 로봇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최대의 유니콘기업인 PFN사는 음식점의 서비스 로봇처럼 가정 내에서 음성 지시로 음식을 운반하는 로봇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정은 음식점 등에 비해 로봇 운영상 훨씬 복잡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 회사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센서 기술의 개발에도 주력했다.
공장의 반송용 로봇, 유통 현장의 서비스로봇 등 새로운 개념과 기술을 가진 로봇이 개발되고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들 기술을 응용해서 가정의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가정용 로봇에 대한 시도가 앞으로 점진적으로 성과를 보인다면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국도 저출생 인구감소 사회 대비 로봇기술 개발 서둘러야
이와 함께 로봇을 활용한 농업의 스마트화나 수술 로봇을 활용한 인력부족문제 해결 노력도 강화되고 있으며, 다양해지고 있는 로봇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서 다시 공장용 로봇의 고도화도 모색되고 있다. 예를 들면 교세라의 경우 인간처럼 복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장로봇을 개발해 이를 활용한 로봇 서비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이 생산 서비스 가정 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중노동 부담을 줄이고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기술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저출생 인구감소 사회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에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