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정치 … '제2뉴타운 공약' 노리는 국민의힘
2008년 여당, "부자되세요" 뉴타운 공약으로 서울 압승
국민의힘, 경기도에 '서울 편입' 꿈 안겨 의석 탈환 기대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 한나라당은 서울 판세를 뒤집을 승부수로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다. 서울시민들에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부자를 만들어주겠다"는 꿈을 안겨준 것. 대선에서 압승한 건설업자 출신 대통령을 뒷배경으로 둔 여당의 '개발 공약'은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부자 될 꿈에 젖은 유권자들은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한나라당은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개를 싹쓸이했다.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선거전략이 통한 것이다.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둔 유일한 사례로 기록된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1일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시군을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단 김포로 시작했지만 지역주민의 요구가 있으면 고양 구리 하남 부천 광명 과천 성남 안양 등으로 대거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시군이 서울로 편입되면 생활여건이 향상되고 집값·땅값이 폭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올 수 있다. 2008년 '뉴타운 공약'처럼 유권자의 욕망을 겨냥한 공약인 셈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1일 "서울 편입 지역 주민은 (편입에) 강하게 찬성하면서 총선에서 여당 표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애당초 서울 편입 공약을 경기도 총선판을 뒤집을 '승부수'로 생각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서울 편입 후보군으로 보는 경기도 시군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29개에 달한다. 이중 민주당이 27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 편입 공약을 앞세운다면 민주당이 '독식'한 서울 인접 경기도 시군을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서울 편입 공약을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김기현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등은 서울 편입 공약의 '정치적 파괴력'을 자신하면서 비수도권 의원을 서울 편입 지역에 전략공천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권자의 욕망을 겨냥한 선거전략은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사회적 통합이 중요한데 여당 대표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안을 충분한 검토와 구체적 안 없이 던진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치"라고 주장했다.
실제 2008년 여당에게 대승을 안겨준 '뉴타운 공약'도 훗날 상당수가 이행되지 않은 채 '없던 일'이 되거나 극심한 주민 갈등만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은 '뉴타운'에 떠밀려 살던 곳에서 쫓겨났다. '뉴타운 공약'으로 당선됐던 '뉴타운돌이'는 4년 뒤 2012년 총선에서 대다수가 낙선의 쓴잔을 들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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