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연다더니 … 서울 메가시티?

2023-11-02 10:46:34 게재

정부는 지방시대종합계획 발표

여당은 '김포 서울 편입' 띄우기

홍준표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

윤석열정부가 1일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인접 광역·시도를 묶어 초광역권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하지만 같은날 여당은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할 특별법을 이번주 안에 발의하고 전담팀(TF)도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수도권 쏠림을 심화할 '서울 확장' 정책을 띄우면서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종합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일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방안과 관련해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도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에 이미 메가시키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나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아닌가요?"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 "부산·경남을 통합해서 부산특별시로 만들고 대구·경북을 통합해서 대구특별시로 만들고 광주·전남을 통합해서 광주특별시로 만드는 등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지방화시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바람직 할지 모른다"며 지방의 초광역화에 대해선 찬성 입장을 보였다.

여당의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김동연 경기지사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이날 동행 기자단과 만나 "경제와 민생을 뒷전으로 하고 국민 갈라치기를 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며 "만약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대한민국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정책인 반면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며 "모든 절차와 방법은 무시된 채,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적 계산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보다 지하철 5호선 연장 등 현안해결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금 시점에서 김포시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지하철 5호선 노선 확장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통한 조속한 추진"이라며 "여야가 함께, 경기도가 함께 힘을 합쳐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 기자설명회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 "김포시장을 만나 뜻을 파악해보고 판단해보겠다"며 "이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병수 김포시장과 오는 6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서는 "도시연담화 현상을 행정개편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며 "여러가지 논란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은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동연 지사가 지난 10월 26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김포는 경기북부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편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포갑·을 당협위원장 등 정치권에서 김포시를 '경기북도'가 아닌 서울시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김포 서울 편입론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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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최세호 이제형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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