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당발 대형 정책이슈에 속내 복잡
여당 프리미엄 정책 공세
"총선용" 반발 속 고심
여권이 잇따라 내놓은 대형 정책이슈에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상당한 파급력을 갖고 있는 이슈여서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만 대응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원내지도부가 '등거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에 반해 당 안에선 '선명한 입장'을 내놓고 정면대응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부 여당이 선거에 급하다고 정략적인 공수표들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발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과 관련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문제 해결은 외면한 채 정략적인 꼼수로 '아니면 말고식'의 졸속 정책을 던지고 있다"면서 "5호선 연장에 지체없이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정부여당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말고 교통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5호선 연장 예타면제와 9호선 연장 추진 등 교통문제의 실질적 해결 방안, 지방 거점도시 육성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벌이자고 했다. 이어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도 기존 입장을 전하며 여당이 제시한 안에 대한 찬반 입장에 대해선 "OX로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의 프레임에 빠지면 안된다"고 했다. 여당의 의도가 분명하지만 해당 지역 여론의 공감대가 있는 사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정면으로 걸고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칫 여론과 맞서는 모양새로 비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논의과정에서 설익은 정책이라는 점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 있다. 지도부 한 인사는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여당의 방안이 과연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인지 김포 시민이 알기 시작했다"면서 "즉흥적 발상이라는 것이 확산되면 여당의 논리는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1당의 위치에 맞게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4일 SNS에 올린 글에서 "야당이 찬반 입장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가 망해도 선거는 이기겠다는 국민의힘의 혹세무민은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우리 당이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여당이 표 계산에 눈이 멀어 선거만 바라본다고 해서 민주당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여당이 뻔뻔한 무책임의 극치로 나갈수록, 민주당은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이라는 가치를 더 크게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정부의 집행력을 기반으로 반향이 큰 정책이슈를 연이어 내놓는 것에 야당이 대응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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