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말레이, 이스라엘 비판하고 팔레스타인 지지

2023-11-17 10:49:06 게재

인니, 수십만명 '팔' 지지시위

말레이 총리 "하마스와 관계유지"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 벌어지자 아세안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언론 자카르타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지난 5일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수십만명의 시민이 모여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시위를 벌였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천만명 중 87%인 2억4천만명이 무슬림으로, 이슬람교가 국교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무슬림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다.

해당 집회는 인도네시아 이스람 최고의결기관인 올레마협의회(MUI)와 '팔레스타인을 수호하는 인도네시아 국민행동'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부장관과 무하지르 에펜디 인적자원개발·문화조정장관, 푸안 마하라니 하원의장, 차기 대선후보인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도 참석했다. 마르수디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를 대표해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투쟁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지지를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며, 이를 가로막는 이스라엘과는 외교관계도 맺지 않고 있다.

이런 국민적 분위기를 반영해 조코위 대통령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이슬람 공동정상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은 자기방어라는 논리를 사용해 계속해서 민간인을 살해해왔다. 이것은 집단처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 이스라엘이 즉시 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후 조코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에서 벌어지는 잔혹행위를 막고 휴전이 이뤄지도록 더 많은 일을 해달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국가 해법을 공동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보다 무슬림 인구는 적지만 이스람을 국교로 하는 말레이시아도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지 않고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3200만명 중 61%인 1950만명이 무슬림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을 가장 강력히 비판하는 아세안 국가다. 총리가 직접 이스라엘 규탄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언론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 홍콩언론 아시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임 총리는 지난 10월 의회에 출석해 "미국대사관으로부터 하마스와의 비공식적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히며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이고, 우리는 정책적으로 이전부터 하마스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지난 10월 24일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은 '야만의 극치'"라고 강력한 용어로 비판했다. 그는 앞서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학행위와 그들의 땅을 박탈한 행위를 비판하며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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