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 … 4개월 연속 3%대 상승
서민생활 직결된 먹거리·생활물가 많이 올라
농산물가격 13.6% 상승·신선과실류 24.6%↑
소비자물가가 서민 생활을 짓누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올랐다. 특히 신선식품은 12.7%가 상승,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장보기가 겁이 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8월(3.4%) 9월(3.7%) 10월(3.8%)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이다. 다만 전월보다는 0.6%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0.1%)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한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에 이어 4월(3.7%) 5월(3.3%)에는 3%대, 6월(2.7%)과 7월(2.3%)에는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다. 그러다 다시 8월부터 4개월 연속 3%대 고물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물가와 먹거리 물가는 더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0%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올랐다. 지난해 9월(12.8%)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11월에도 고공행진했다.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3.6% 올라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선과실류는 1년 전보다 24.6% 올랐고, 신선채소는 9.5% 올랐다. 사과(55.5%) 오이(39.9%) 파(39.3%) 토마토(31.6%) 등이 특히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도 5.1% 올라 10월(4.9%)보다 오히려 상승 폭을 키웠다. 외식비는 1년 전보다 4.8% 올라 10월(4.8%)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빼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물가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이날 물가대책을 논의하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서 "이달 초중순 종료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하여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 변동성,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계속 운영해나가면서 물가·민생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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