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 과제 | ① 물가와의 전쟁

물가·민생 안정 강조한 2기 경제팀, 난제만 한가득

2023-12-06 10:46:24 게재

최상목 후보자 "역동경제로 민생안정" … 서민생활 직결된 체감물가 아직 '꽁꽁'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는 이달 27~28일 중 이임식을 끝으로 부총리직을 마감한다. 취임한 지 약 1년9개월 만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지난해 5월11일 추 부총리는 당시 취임 일성으로 "물가안정 등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후임 부총리로 내정된 최상목 후보자의 첫 일성도 '물가와 민생'이었다.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제시된 경제정책의 목표가 아직 바뀌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2기 경제팀이 당면한 정책과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밑바닥 경제부터 살려야 하는 데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시키는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관리와 경기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2기 경제팀으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순위 과제는 물가안정 = 지난 5일 부총리 내정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상목 후보자가 당면한 '2기 경제팀'의 첫 과제도 물가안정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해서다. 정부는 가격을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이거나 질을 낮추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inflation)' 단속을 강화하는 등 물가 대책에 고삐를 죌 계획이다.

2기 경제팀도 물가안정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황은 내수와 성장동력에까지 영향을 준다. 물가와 소비심리는 직결돼 있어서다. 전망은 녹록치 않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6%로 올려 잡았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4%에서 2.6%로 상향조정했다. 고물가는 바닥경제를 더 옥죈다. 소득이 올라도 생활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특단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도 과제다. 은행의 경쟁을 촉진해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거나, 불법사금융을 엄단하겠다고 나오는 것도 고금리 대응책의 일환이다. 우리 경제의 체력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도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다.

◆역동경제 강조한 최 후보자 = 최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첫 과제로 손꼽으면서 한국경제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했다. 아직은 춥지만 따뜻한 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역동경제' 키워드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한국경제는 고물가 장기화, 부문 간 회복 속도 차이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꽃샘추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꽃샘추위는 조만간 꽃이 핀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 후보자가 '꽃샘추위론'을 강조한 배경에는 고물가 상황이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지난달 물가 상승률도 전년 대비 3.3%로 여전히 3%대 고물가 상황이다. 특히 서민생활과 직결된 먹거리 물가는 아직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만큼 더 높고 힘겹다는 뜻이다. 최 후보자도 "국제유가나 농산물 가격 탓에 (경기 상황이) 체감물가로 전이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은 터널 밖으로 나가기 전 단계라는 것이 최 후보자의 판단이다. 그는 "함께 추위를 이겨내도록 물가 등 민생 안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잠재 위험 관리, 역동경제를 향후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시간 남짓한 간담회 도중 '역동경제'를 6번이나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역동성이 있어야 순환되고 혁신이 일어나고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물가안정이 정부의 정책의지만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라는 게 (정부 의지대로) 쉽게 잡히는 건 아니다. 사실 처음부터 "물가를 잡겠다"라고 발언하는 것이 잘못됐다"며 "수입물가 상승 등에서 오는 물가상승이기 때문에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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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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