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료·요양·돌봄 연계한 방문간호지원센터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노인과 생애말기 환자 등 거동 불편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택의료와 방문간호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다. 우리나라보다 초고령사회를 16년이나 먼저 겪은 일본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초고령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983년 방문간호 수가를 개발했고 1992년 '방문간호스테이션'을 도입했다. 또 2000년 의료보험 외에도 노인요양서비스만을 전담하는 개호보험이 적용되면서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개호보험에 따른 방문간호스테이션은 의료보험의 방문간호제공기관으로 간주돼 이용자는 손쉽게 한개 기관에서 방문간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방문간호 액션플랜 2025'와 30년 만에 개정된 '간호사 등 인력확보 촉진에 관한 법률' 등 법적제도적 지원을 통해 간호사에게 재택에서 생명을 간호하는 돌봄역할을 부여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간호스테이션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이용자의 건강 및 기능회복을 위해 의료-요양-돌봄이 연계된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일본 방문간호스테이션 한달 이용자수는 10만여 명에 달한다. 전국에 1만3000여개 방문간호스테이션이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9만2000여명의 간호사가 일하며, 이용자 1명당 월 7.7회의 방문간호를 제공받는다.
초고령사회 먼저 진입한 일본 사례 참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5년 전부터 방문간호를 제공받아온 50대 남성의 경우 뇌출혈로 쓰러져 전신마비 상태였지만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을 가지 않고 주 6회 방문간호를 이용하고 있다. 이 환자가 병원에 간 것은 혈압조절 때문에 4일 입원한 게 전부다.
이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다. 대부분 요양과 간호 사이에서 이용자들은 고민한다. 방문간호 방문요양 등의 재가서비스와 주야간보호서비스 단기보호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는 통합재가예비사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이를 통합해서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은 전체 장기요양기관의 3.3%에 불과하다. 결국 어르신들은 의료-요양-돌봄이 연계된 방문간호를 이용하기 힘들다는 말이 된다.
일본 경험에 비춰 의료-요양-돌봄이 연계된 이용자 중심의 방문간호가 제공될 수만 있다면 병원 재입원율을 낮추고 의료비를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대상자가 요양시설로 가는 것을 최대한 늦추거나 자신의 집에서 얼마든지 편안하게 생활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고령화와 건강문제에 대한 현실가능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 가정간호, 보건소 맞춤형 건강관리, 노인장기요양 방문간호로 각기 분절된 제도를 하나로 합쳐야 한다. 또 방문간호가 올바르게 작동되도록 하기 위해 '방문간호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하다. 이용자 중심으로 간호사가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하는 고리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기관별로 분절된 제도 하나로 합쳐야
아무리 좋은 의료시스템이 있어도 이를 이용할 수 없는 노인들에겐 이미 의료체계가 붕괴된 것과 같다. 이제 이용자 입장에서 방문간호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제도를 설계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