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수원 … 세계 최대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정부,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적기 공급 주도
킬러규제 혁파 … 1조클럽 소부장기업 10개 육성
정부는 세계 최대 규모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약 650조원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초격차 기술 및 인재확보 지원을 통해 계획된 민간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국가간 반도체 클러스터 전쟁 = 정부가 15일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은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 경쟁력이 미래 국가 운명을 좌우한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실제 반도체 산업은 11년 연속 수출 1위를 달리고 있고 지난해 기준 국내 수출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산업 전 영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반도체 기술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반도체 기술은 국가안보자산으로까지 여겨진다.
현재 반도체산업 전쟁은 클러스터 국가대항전 형태로 전개중이다. 반도체산업이 생산을 위한 대규모 제조시설과 전후방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대만 일본 등은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 세액공제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대규모 클러스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총 500조원 투자 = 현재 19개의 생산팹이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져 연구팹 3개 포함 모두 16개 신규 팹이 추가로 들어선다. 투자내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용인 남사와 용인 원삼에 신규 조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와 메모리 클러스터에 360조원, 122조원 규모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공공 반도체연구소, 관련 대학이 촘촘히 포진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첨단 메모리와 2㎚ 이하 공정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기지로 조성될 수 있도록 민간 투자 지원에 정책 노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25%까지 확대한 데 이어 인센티브 확충과 킬러규제 혁파로 투자환경도 지속 개선하기로 했다.
올해 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 예산도 1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와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육성이 추진된다.
현재 30% 수준인 소부장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높이고, 현재 4개에 그치는 매출 1조원 이상 소부장 기업을 10개로 늘린다.
아울러 향후 3년간 24조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팹리스 산업을 키워나가 글로벌 50대 기업 중 10개를 한국 기업으로 채운다는 목표도 세웠다.
◆3GW급 LNG발전소 우선 건설 = 이와 함께 인프라 지원 및 투자 환경 조성 차원에서 대규모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기에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최우선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클러스터 한 곳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GW(기가와트)의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특단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건설 초기에는 용인 반도체 산단 내에 3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7GW는 송전망 확충을 통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기로 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예정이다.
또 팔당댐의 잔여 용수에 화천댐 발전 용수까지 더해 하루 111만톤에 달할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에서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이 관건인 만큼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비롯 신속처리 절차를 총동원해 투자지연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할 방침이다.
◆AI 시대 대응 초격차 기술 확보 =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에 생산 인프라 뿐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시장을 주도할 초격차기술 확보 계획도 담았다.
우선 팹리스 기업이 밀집한 판교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 저전력 고성능 국산 AI반도체를 개발·실증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반도체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세서 인 메모리(PIM) → 극저전력 PIM)하고 이를 데이터 센터에 적용해 AI반도체의 기술과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검증된 기술은 지능형 교통관제, 지능형 CCTV, AI 디지털 교과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우선 적용해 국민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꿔나간다. 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도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예타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AI서비스 전력 소모 1/10로 감소 △AI학습 효율 2배 향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관련 대학과 한국나노기술원이 있는 수원을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사업도 추진한다.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나 고온·고전류·초고속이 필요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평택에는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를 2029년까지 설립하고, 카이스트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와 소자 연구센터를 구축한다.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에서는 매년 1000명 규모의 반도체 핵심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우수 인재 확보에 총력 = 정부는 반도체인력 수요에 맞춰 전문인력을 적기 공급하기 위한 인재양성과 해외인재 유치계획도 발표했다.
우선 반도체 계약학과와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 교육과정을 통해 학사급 실무인재를 2024년 기준 약 3만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 연구개발(R&D) 기반 인력양성 과정을 확대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약 3700명 양성하기로 했다.
특히 설계 소프트웨어(SW)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학부생들에게도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할 기회를 제공해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내 칩'(My Chip) 서비스도 2023년 대비 6배 확대(2024년 600명)한다.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는 외국인 연구자에게 장기체류기간을 부여하고 가족 체류지원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입국 전에 이사 비자발급 주거 교육 의료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등 외국인 친화형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88명의 해외 연구자를 유치하는 등 2027년까지 총 500명의 해외 우수인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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