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화호 세계화' 원년, 새로운 미래

2024-01-29 11:00:22 게재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

새해를 앞두고 수도권 유일의 해넘이·해돋이 명소 시화호에는 인파가 넘쳤다. 저마다 넓고 푸른 바다 호수에 묵은해의 시름을 털어내고 희망찬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필자도 시화호를 바라보며 세계 속의 시화호를 그려봤다. 올해는 시화호 세계화의 원년이다. 힘찬 파도가 가져다줄 새로운 미래에 가슴이 뛰었다.

시화호는 1994년 아시아 최장의 방조제 건설로 탄생했지만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한순간에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바다를 막아 만든 호수에 다시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범정부 차원의 수질개선 대책이 마련되고 나서야 숨통이 트였다.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자정 노력도 죽어가는 호수에 숨을 더했다. 수질개선까지 반세기는 족히 넘을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시화호는 불과 몇십년 만에 기적처럼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변화를 이뤄낸 시화호는 이제 환경오염 극복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시화호는 정부의 체계적인 수질관리로 환경관리 역량이 최고 수준에 도달한 지역이자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환경 개선을 체감할 수 있는 유례없는 곳이다.

친환경 성장의 새로운 모델

시흥시는 시화호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시화호의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내외 환경의제를 다루는 포럼, 학술대회 등을 통해 전세계 환경운동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환경을 중시하는 시민을 육성하는 환경교육도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시화호는 친환경 성장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이산화탄소 저감, 시화호 수질 보호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시흥시는 시화호 거북섬에 서해안 대표 해양레저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공 서핑장 시흥웨이브파크를 필두로 아쿠아펫랜드 해양생태과학관 딥다이빙풀 마리나 숙박시설 등을 조성함으로써 신성장 동력 창출과 탄소 중립에 기여할 것이다.

그래서 시화호다. 생명의 보고로, 환경교육의 산실로, 친환경 해양레저 거점으로 거듭난 시화호는 생태 기후변화 친환경개발 등 이 시대의 다양한 환경 의제를 품은 유일무이한 곳이다. 시화호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향한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마침 올해는 시화호가 조성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시흥시는 올해를 기점으로 시화호 가치를 확산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시화호의 세계화'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무엇보다 시화호 세계화는 범정부 차원의 국가 전략으로 추진돼야 한다. 환경 대응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모두의 미래를 위해 시화호만큼은 외발자전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시흥시는 경기도 안산시 화성시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시화호 국가브랜드화를 위해 연대·협력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끌어내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이끄는 이정표 되길

시화호는 수많은 이들의 염원과 노력으로 되살아난 도전과 극복의 표상이다. 불가능을 이겨낸 그 위대한 저력으로, 기후위기 시대를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시화호'로 우뚝 서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