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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와 산업화이전 어떤 의미가 담겼나
온난화 등 기후위기를 얘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1.5℃와 산업화 이전이다.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1970~1980년대 과학자들은 인간활동이 온실가스 배출, 궁극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나타내기 위한 온도 임계값으로 1~2℃를 언급하곤 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처음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채택(1994년 3월 발효)되면서 그 중요성은 커졌다.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아예 해당 숫자를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제시했다. 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2016년 11월 발효)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면서 1.5℃의 과학적 중요성은 전세계적으로 확고해졌다.
이 특별보고서 중 기술요약서(TS)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문구가 있다. '1.5℃ 더 온난한 세계는 단일한 것이 아니다(높은 신뢰도)'이다. 이는 인류생존 1.5℃ 기준점은 한 지역에서 특정 시기에 해당 온도를 넘었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전지구가 1.5℃ 한계점을 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더 긴 기간을 살펴봐야 한다. 물론 파리협정에서는 1.5℃를 측정할 때 어떤 데이터세트를 활용하는지, 장기 추세를 몇년으로 보는지 등을 명확히 명시하지는 않았다. 어떤 데이터세트를 활용하는지 등에 따라 1.5℃ 상승에 대한 평가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관심 있게 봐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산업화 이전이라는 기준점은 있다. 역사적으로는 산업화 혹은 산업혁명을 1700년대 중반에서 1800년대 중반으로 본다. 하지만 과학적 정의는 약간 다르다. 최초로 광범위하고 일관된 지구 표면 온도 기록이 있는 1850~1900년대를 일컫는다. 분명한 건 어떤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전지구 온도 상승이라는 경향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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