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시대 미래농업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2024-01-30 10:32:43 게재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원장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된다는 것은 그 기업이 가장 먼저 '미래를 여는 기업'이 된다는 뜻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사를 제치고 다시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미래를 준비하는 많은 기업들이 PC시대에서 모바일시대로, 그리고 다시 인공지능(AI)시대를 맞이하면서 MS사의 데이터관리와 오픈AI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24년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CES 개막식 최초 키노트 연설자로 누구를 선정하느냐는 이미 수년째 상징적 장면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농기계 회사 존디어의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180여년 전 쟁기를 만들던 회사가 자율주행 트랙터를 제조해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는지 연설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도 기조연설은 다양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창의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계인구는 81억명을 넘어서고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와 전쟁이 벌어지면서 식량문제가 큰 위험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농식품분야 중에는 스마트팜 농업용로봇 푸드테크 등 AI산업과 관련이 깊은 기업이 많다. 이러한 기업들의 특징은 농업을 농업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추구하는 도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분야, AI시대 준비해야 할 것들

그러면 농식품분야 기업들은 AI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소비자 관점에서 더 풍성한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고객경험을 혁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과 관련된 빅데이터와 센서들을 활용한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합해 소비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더 건강한 식단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먹거리 구매에서 나아가 개인 건강 솔루션을 찾는 경험으로 발전할 것이다.

둘째, 산업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면 지속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 영농 규모가 크고 첨단기계의 사용이 활발한 미국은 정밀농업, 처방농업, 자율주행 트랙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우리나라는 농작업 자동화, 정보 공유 간편화, 데이터 활용 등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농업 생산량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고,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는 등 경쟁력 관점에서의 한계성을 극복해야 한다.

끝으로, 공공기관도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은 강화하면서 기업중심의 의사결정이 자유롭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AI생태계 조성을 위한 데이터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구축·활용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긴요하다.

다양한 분야 협력과 더 많은 가치제공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지원한 '미드바르'는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흙이 아닌 공기 중에서 식물을 키우는 기술과 공기 중에서 물을 모으는 기술인데 건조한 사막은 물론이고 우주에서도 식물을 기르는 것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산업 내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협력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