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생산,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줄었다
상반기 반도체 불황 영향 … 2023년 산업활동동향 분석
고금리·고물가에 소매판매 부진 … 12월 반도체 회복세
지난해 전체 생산은 조금 늘었지만, 제조업 생산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반도체 불황 영향이다. 소매판매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하반기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반도체 수출 덕분에 12월 산업생산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소매판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22년 만에 반도체생산 감소 =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산업생산지수는 2021년 5.3% 증가한 이후로 3년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3.8% 감소했다.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3.9% 줄며 1998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가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전년(-0.3%)에 이어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가 작년과 재작년 좋지 않았던 상황이고 금리나 환율 영향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줄어 5.5% 감소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12월 반도체·자동차생산 늘어 = 지난해 12월 실적을 보면 산업생산은 광공업·서비스업에서 모두 증가해 전달보다 0.3% 늘었다. 전달(0.8%)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다.
광공업 생산은 통신·방송장비(-34.7%)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반도체(8.5%), 자동차(4.7%)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반도체 역시 지난달 발표에 이어 두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로는 4.4% 감소, 전년동월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생산은 협회·수리·개인(-5.8%)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4.9%), 운수·창고(2.5%)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서적·문구 등에서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 전월대비 0.8% 줄었다.
업태별로는 1년 전 같은달보다 백화점(9.2%), 무점포소매(0.8%), 대형마트(2.4%)에서 판매가 증가했으나, 전문소매점(-5.2%), 편의점(-5.6%), 슈퍼마켓 및 잡화점(-1.2%), 면세점(-3.5%)에서는 판매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2%)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9%)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대비 5.5%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p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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