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새마을금고 ,땜질식 처방 안된다
올해 들어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또다시 빠른 상승세를 보인다.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하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기준 6.18%다. 반기 공시를 하는 새마을금고 특성상 구체적인 연체율 수치 변동이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급격한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일부 새마을금고가 예금인출사태(뱅크런)를 맞게 되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한시적 채무조정 프로그램 내용 변경 안내’를 통해 다급하게 연체율 낮추기에 나섰다. 금고 이사장 승인으로 연체이자의 감면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자 감면을 통해 연체 계좌들이 정상으로 분류되면서 연체율은 하락했다.
하지만 이 같은 땜질식 처방이 근본적인 대응이 아니었다는 것은 불과 6~7개월이 지나지 않아 드러나고 있다. 임시방편을 통해 정상으로 분류한 채무자들의 연체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와 금융위원회는 5일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상시감시에 돌입하고, 새마을금고의 경영 건전성 기준도 앞으로는 다른 상호금융기관에 준해 정해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단위 새마을금고에 대한 공동검사를 벌여 부실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전에도 금감원이 공동검사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고 실제 깊숙하게 새마을금고 내부를 들여다본 적이 없다.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 전·현직 인사들 사이에서 ‘정밀검사를 하면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영역’으로 꼽힌다.
금융전문가 조직이 아닌 행안부가 감독권을 행사한 데다, 실제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단위 금고의 경영지원과 감독·검사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당국의 실효성 있는 감독·검사망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었던 만큼 엄중하고 정교하게, 지속적으로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부동산PF 리스크관리와 관련해 “정당한 손실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PF 성격의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잔액이 16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는 부동산PF가 없다고 했으며 금융당국의 감독대상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유사한 토지담보대출도 부동산PF에 준해서 충당금을 쌓도록 했으며, 이제 새마을금고도 공동 감독·검사 영역에 포함됐다.
더 이상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 다른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새마을금고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 결국 그 피해는 금융소비자, 혈세를 내는 국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경기 금융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