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제도개선 요구 잇따라
전남·충남 결의문 채택
단체장 권한 침해 지적
고향사랑기부금제 시행 2년차를 맞아 지자체들이 잇달아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행 첫해 드러난 문제들을 신속하게 개선해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소멸 대응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요구다.
26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지역 22개 시·군은 최근 전남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를 열고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 개정 촉구 결의문’을 지난 23일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헌법과 고향사랑기부금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장·군수의 자치권을 시행령이 이유 없이 박탈하고 있다”며 “시장·군수가 민간플랫폼과 함께 고향사랑기부 모금에 나설 수 있도록 행안부는 시행령을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남 지역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인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금했고, 특히 영암군 사례로 민간플랫폼 활용 모금의 효과 또한 확인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의 고군분투를 행안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62개 기초지자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도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도 전남지역 시장·군수들과 마찬가지로 민간플랫폼을 활용한 모금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비롯한 참여 단체장들은 “고향사랑기부금법 제12조 2항은 행안부장관과 지자체장에게 고향사랑기부금의 모금을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시행령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게만 위탁하도록 해 지자체장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이는 자치사무인 고향사랑기부제 운영에 관해 법률이 부여한 지자체장의 권한을 시행령으로 축소·제한시킴으로써, 결국 헌법이 규정한 지방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도 조만간 결의문을 채택해 행안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충남도와 15개 시·군은 모금 주체와 한도액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모금 주체에서 도 단위 지자체와 수도권 지자체들을 제외해 달라는 것과 기부 대상에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포함해 달라는 것이 요구의 핵심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1개 시·군 단체장들은 지난 20일 공동서명한 건의문을 통해 “현행법은 광역과 기초의 특성,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재정력 격차 등을 고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광역과 기초 지방정부가 제각기 답례품 발굴과 홍보를 위한 과다 중복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모금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전액 소득공제 한도를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해 달라는 요구도 내놨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제도 도입 목적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정치자금법상 정치후원금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향사랑기부금과 정치후원금은 모금주체와 사용용도 등이 엄연히 다름에도 기부금 전액 세액공제 한도가 10만원으로 동일하다”며 “한도 금액을 상향한다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활성화가 기대되는 등 제도 정착을 앞당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