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방안도 없이 발표부터…‘밸류업’ 기업에 세정 우대
“총선 의식해 정책 발표부터” 지적도 … 금투세도 입법사안, 야당동의 전제조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기업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한 ‘밸류업’ 기업들에게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제 지원안을 마련해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총선을 의식해 구체적 정책대안도 나오기 전에 발표부터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26일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원안에는 정부가 마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과 함께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세정 지원 인센티브도 담겼다.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의 충실도, 목표 설정의 적절성, 주주와의 소통 노력 등을 평가해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표창받은 기업은 5가지 종류의 세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모범납세자 선정 때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선 처리 서비스도 제공된다.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때도 혜택이 제공되며 가업승계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주에 배당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는 안이 이날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지원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내부에서 최종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주주 환원을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세제 지원안을 마련해 추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금 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주주환원에 대한 세제 지원안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제 지원안의 발표 시기와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시중 유동성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할 수 있는 세제 개선 과제도 지속해서 발굴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금투세는 폐지하지만 증권거래세는 예정대로 인하한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는 작년 0.20%로 낮춰진 데 이어 올해 0.18%, 내년 0.15%로 인하될 전망이다. 당초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는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추진됐다. 다만 야당은 “여야합의 사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반발하고 있어 정부 계획대로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상반기 이른 시일 내에 추가 세미나 등을 통해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세제지원 방안은 준비되는 것부터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