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외도피범 610명 검거·송환 추진
핵심 등급자 44명 최우선 추적 … 도피국 베트남 중국 필리핀 순
경찰이 전세사기·마약 등 민생침해범죄를 저지른 후 해외로 도피한 주요 사범에 대한 집중검거·송환에 나섰다.
경찰청(청장 윤희근)은 중요 국외도피사범 610명을 선정하고 국내외 관계 기능과 긴밀히 협업해 검거·송환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경찰은 주요 국외도피사범 610명을 죄질, 피해 정도, 사회적 관심도 등을 기준으로 총 3단계 관리 등급(핵심·중점·일반)을 지정했다. 최우선 검거·송환 대상인 ‘핵심’ 등급 44명, 사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중점’ 등급 216명, 기타 중요 도피사범인 ‘일반’ 등급 350명이다.
특히 경찰은 핵심 수배자 44명을 대상으로 동원 가능한 인력과 예산을 집중하는 등 범부처 공조 역량을 모아 최우선 검거·송환할 방침이다.
핵심 등급자 44명이 도피한 국가는 총 10개국이다. 베트남이 10명(22.7%)으로 가장 많고 중국 9명(20.4%), 필리핀 7명(15.9%), 태국 6명(13.6%) 등 순이다.
이들이 가장 많이 저지른 범죄 유형은 전세사기 등 경제범죄(16명·36.3%)였으며 사이버도박 11명(25%), 마약 5명(11.3%), 산업기술 유출 4명(9%)이 뒤를 이었다.
핵심 등급자에는 빌라 수십 세대를 보유한 채 공인중개사들과 집단 공모해 피해자 30여명으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총 43억원 상당을 편취한 전세사기 범죄단체 조직원이 포함됐다. 또 국내 유명 아파트 ‘선 할인 분양’을 빌미로 조직적으로 분양자들을 모집한 뒤 입금 받은 분양 대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50여명으로부터 총 45억원 상당을 편취한 아파트 분양 사기 피의자도 있다.
이밖에 △중국·베트남 등을 거점으로 사이버도박 범죄단체를 조직해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다수 운영하며 약 5조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챙긴 다국적 사이버도박 범죄단체 총책 △해외 거점 마약 범죄단체를 조직한 후 수년간 시가 5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 밀반입하고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내국인에게 판매한 국제 마약 유통 조직 총책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피해자들에게 투자손실을 복구해주겠다고 속여 거래가 불가하거나 재산적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유도, 1000여명으로부터 약 500억원의 투자금액을 편취한 투자사기 조직원 등도 핵심 등급자로 분류됐다.
경찰청은 국외도피사범의 추적·검거뿐 아니라 해외로 유출된 범죄자금과 피해금의 추적·동결·환수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또 매월 국내외 관계 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주요 도피사범의 관리 등급을 적시성 있게 재조정하고 이를 국가수사본부와 전국 수배관서 등과 공유할 계획이다.
핵심 등급 대상자는 매주 관계 부처 합동회의를 개최해 은신처 정보·도피 동향 등을 공유·분석하는 등 신속한 검거를 위한 합동작전을 논의한다. 특히 검거 기회가 포착되면 즉시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24시간 가동하는 공조 핫라인 체계도 갖춘다.
경찰청은 필요하면 공동조사팀을 도피 국가에 파견해 적극적인 공조수사에 나서고 인터폴 사무총국과 전 세계 회원국 간 맺어진 공조 수사망도 최대한 가동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요 국외도피사범을 등급별로 집중 관리하고 국내외 법집행기관과 전방위 국제공조 활동을 추진해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고 민생 위협 범죄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