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공천, 혁신도 감동도 없다

2024-02-27 13:00:43 게재

‘친명 횡재’ 민주당 공정성 시비

‘친윤 불패’ 국민의힘 변화 없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D-43=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43일 앞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청사 외벽에 투표 참여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양당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감동도, 혁신도 없다는 평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 속에 탈당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현역 불패, 친윤 불패 행진을 이어가며 ‘조용한 공천’을 유지하고 있다.

27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구 획정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 자리에서 공천파행과 관련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올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21일에 이어 ‘또’ 불참할지 주목된다. 선출직 평가에서 하위 10%에 들어간 비명계 설훈 의원과 박영순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컷오프와 선출직 평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수진(서울동작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혀놓은 상태다. 설 의원은 "5명 안팎의 의원들이 집단행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에 빠져 있다. 현역 평가와 함께 여론조사 기관 선정 방법에서 공정성 시비가 붙었다. 비명계가 경선에 불리한 하위 20%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명 인사 중심의 사천 논란이 빚어졌다. 또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친명 인사를 넣은 여론조사를 돌리고 미등록 여론조사 기관을 중간에 끼워넣기도 했다. 원로들이 ‘공정한 공천’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지금 현재 당내 공천과 관련해서 불신이 너무 많이 쌓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통한 ‘잡음 없는 공천’을 자랑하지만, 당내에서는 “잡음과 함께 변화와 책임까지 덩달아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현역 불패’ ‘친윤 불패’ 공천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21대 국회 4년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낙제점’이었다.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 요구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27일 현재 여당 지역구 의원 컷오프는 한 명도 없다. 25일 발표된 1차 경선에서 현역의원 5명은 전원 승리했다. 공천 룰이 현역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대로라면 여당 공천의 현역교체율은 역대 최저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변화의 무풍지대’가 될 것이란 얘기다. 21대에는 현역 45%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에 책임이 큰 친윤 대다수가 생환한 것도 논란이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로 ‘국정 실패’에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윤핵관(권성동 이철규 윤한홍) 대부분이 돌아왔다. ‘정권 홍위병’으로 불렸던 친윤 초선도 거의 공천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용산 4인방’(주진우 이원모 조지연 강명구) 중 3명의 공천이 확정됐다.

박준규 엄경용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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