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친박…명예회복? 역사 퇴행?

2024-03-06 13:00:03 게재

박 변호 유영하·도태우 공천

최경환·김재원·이정현 출마

친박(박근혜)이 돌아오고 있다.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사실상 ‘폐족’ 신세를 면치 못했던 친박이 “명예회복”을 외치며 4.10 총선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 심판을 내렸던 역사가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박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는 5일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현역의원인 홍석준 의원을 제치고 유 변호사에게 공천장을 안겼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인정하는 유일한 측근으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수사와 탄핵, 재판을 거치면서 “더이상 친박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수 년 동안 자신의 곁을 지켜온 유 변호사에 대해서는 ‘부채 의식’이 있고 이 때문에 유 변호사의 공천을 바랐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정농단 수사를 맡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을 전후해 박 전 대통령을 극진히 대우해왔다. TK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읽혔다.

‘컷오프’ 홍석준, “이의신청하겠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유 변호사 공천으로 컷오프 된 홍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잘해온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 유 후보 단수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하여 총선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도태우 변호사는 대구 중남에서 임병헌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공천을 확정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씌워진 혐의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던 변호사들이 당선이 유력한 대구에 공천을 받으면서 역사 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조짐이다.

박근혜정권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내는 등 친박실세로 꼽혔던 최경환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 출마를 했다. 최 전 부총리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로 징역을 살다가 윤석열정권에서 사면복권됐다. 김재원 전 박근혜청와대 정무수석은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에서 현역 박형수 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 박근혜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은 전남 순천을에서 도전에 나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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