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약제 복용 노인 사망위험 1.54배 높아
건보공단, 다제약물관리
“필요한 약만 안전하게”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로 만성질환자가 많아지면서 약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종류의 약을 많이 복용하는 노인은 사망위험이 1.54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23년도 상반기에 10종 이상의 약을 60일 이상 처방 받은 만성질환자는 129만명으로 전년도 117만명에서 12만명이나 증가했다.
26일 한주성 건보공단 의료이용관리실 과장은 ”개인적으로 약국에서 구매해 먹는 약과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약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은 국민이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약을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기준 75세 이상 노인이 5종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은 64.2%로 OECD 국가 중 3위다. OECD 평균은 50.1%다. 국내 연구결과에 의하면 5종 이상의 약을 처방받은 노인이 적절하지 않은 약을 받을 확률은 47%로, 그렇지 않은 노인(13.8%)에 비해 높다. 10종을 초과하는 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사망위험은 1.54배, 입원위험은 1.4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과장에 따르면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이란 말이 있는 만큼 약이 진짜 약이 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약을 개인적으로 구매할 때에는 항상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지금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이 무엇인지 의사나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한군데의 병원과 약국만 이용한다면 의사와 약사가 환자의 복용이력을 모두 파악할 수 있지만 여러 군데를 다닐 경우 다른 곳에서 받은 약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에게 내가 먹는 약을 알리는 방법으로는 처방전이나 약봉투 설명서를 가지고 가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The건강보험’(건강iN→진료내용→진료 및 투약정보)에 로그인해 처방내역을 확인하고 의사나 약사에게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또 먹는 약이 많아진다면 각각의 약마다 먹는 이유(질병)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용법), 대표적인 부작용 등을 잘 기록해 둬야 한다. 약 설명서에 쓰여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해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먹는 약이 바뀔 때마다 불필요한 약은 없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주기적으로 확인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다음으로는 처방받은 약은 용법을 지켜 복용하고 불편함이 있으면 즉시 처방·조제 받은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완화되었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늘리거나 줄이지 말아야 한다. 만일 약을 용법대로 복용하는데도 불편함이 계속 나타난다면 즉시 의사와 상의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건보공단은 약을 10개 이상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중복복용, 약물 부작용 등을 줄이거나 예방하기 위해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107개 지역, 60개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환자가 복용하는 처방약은 물론 일반약, 건강기능식품까지 포함해 의사·약사·간호사가 점검하고 점검결과에 따라 약물을 제거하거나 변경하고 복용방법, 생활습관, 주의할 음식 등까지 교육하는 포괄적인 약물관리 서비스이다. 사업 참여 문의는 공단 콜센터(1577-1000)로 하면 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