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도서관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서관에 최근 신설된 트윈세대(12~16세) 전용 공간인 ‘사이로’를 취재했습니다. 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미술재료와 만들기 재료들을 갖추고 있었고 10대들이 좋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과 보드게임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글을 쓰고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요. 빵을 굽는 베이킹존까지 있었습니다.
그날 만난 어린이 청소년들은 모두 표정이 밝았는데요, 그중 한 어린이는 “8살에 공공도서관을 방문한 이후 안 왔었는데 요즘엔 자주 온다”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관계도 형성되고 있었는데요, 처음 만나 서로 친구가 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선유도서관은 사이로를 포함해 도서관을 전면 리모델링했습니다. 새로 바뀐 도서관에 대해 이용자들은 호평입니다. 이곳에서 어린이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저마다의 일상을 보내며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관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문화기반시설 중 하나입니다. 2022년 기준 공공도서관 이용자는 약 1억7500만명에 달합니다. 누구나 집 근처 공공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읽고 새로운 정보를 접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도서관은 사회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도서관 관련 예산이 삭감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4년도 예산 기금운용 계획 개요’에 따르면 도서관정보정책 체계 활성화 예산은 2023년 176억5700만원에서 2024년 138억6800만원으로 37억8900만원이 삭감됐습니다. 현장 공공도서관들에 따르면 도서관 분야뿐 아니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정부 공모사업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공모사업이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이용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줄어든 거죠.
예산도 문제지만 도서관 수장이 공석인 것은 더 문제입니다.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장,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직은 각각 2022년 9월과 같은해 5월부터 공석입니다. 관장이 공석인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최근 직제가 개편돼 국이 3개에서 2개로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이에 맞춰 최근 ‘모두가 행복한 도서관을 위한 정책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도서관 발전에 관심을 갖고 도서관 관련 선거 공약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정책제안서입니다. 시민들 곁에 일상적으로 자리하며 시민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도서관에 대한 정당과 후보자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