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꼼꼼한 소상공인 상생방안 필요한 광주
재미없는 도시로 불리는 광주에 복합쇼핑몰 3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2년 전 업체들이 진출 입장을 밝혔을 때만 해도 ‘정말?’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최근 현지법인 설립과 부지계약 등이 이뤄지면서 확정 단계에 이르렀다. 3곳은 광주신세계백화점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더현대 광주다.
쇼핑과 문화, 놀이시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 진출에 시민들 또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진출로 1990년 중반 롯데와 신세계, 지역업체인 송원백화점 등이 벌였던 ‘입점 경쟁’이 30년 만에 재연될 전망이다.
1995년 당시 광주 인구는 125만명 정도였고, 지금은 141만여명이다. 인구가 16만여명 늘어난 반면 복합쇼핑몰 3곳이 공개한 매장면적은 인구 증가 속도를 훨씬 상회한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가 오는 2028년 동시에 개점할 예정이고, 스타필드는 2년 뒤인 2030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모처럼 ‘대접’ 받을 기회를 잡았다고 반색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은 걱정이 태산이다. 소비자들의 돈과 관심을 빨아들일 블랙홀 3곳이 비슷한 시기에 개점할 경우 광주 전체 상권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 때문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소상공인 상생방안”이라며 “하반기에 복합쇼핑몰 상생발전협의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진출하면 11명 이내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대형 유통기업 대표 3명, 중소유통기업 대표 3명,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다. 협의회는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검토하고 영업시간 제한 등을 논의할 수 있다. 또 상생방안과 공동 조사연구,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 보존 등을 다룰 수 있다.
따라서 실속 있는 소상공인 상생방안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협의회 운영이 중요하다. 특히 3곳이 비슷한 시기에 개점하기 때문에 협의회 참여 인원을 늘려야 한다. 또 복합쇼핑몰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업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복합쇼핑몰 3곳이 제출했던 지역사회 협력 방안을 빠짐없이 공개하고 충분한 협의 절차를 밟아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광주시는 도시계획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복합쇼핑몰이 제출한 지역사회 협력방안을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3곳 모두가 현지법인 설립 및 확장계획을 확정한 만큼 이제는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 협의회 구성 및 참여 범위, 운영 일정 등을 밝혀야 소상공인을 비롯한 관련 단체 등이 내부 논의를 시작하고, 대표성 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국진 자치행정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