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개발혜택 주민에게 가야”
지역화폐 발행 시사
재선거서 과반 득표
“시민의 제안이 정책이 되고 공무원과 시민이 나누는 대화가 대안이 되는 방식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15일 대전 중구청장실에 만난 김제선(사진) 신임 대전 중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구청장은 지난 10일 총선과 치러진 재선거에서 득표율 49.9%로 당선됐다. 2위와 15.5%p의 격차였다.
김 구청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재선거 원인을 제공하고도 꼼수로 일관한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이라면서도 “무엇보다 갈수록 쇠락하고 있는 중구에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라는 중구민의 준엄한 명령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중구는 대전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다. 인구는 줄고 있고 고령화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 구청장이 선거기간 내놓은 공약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중구형 지역화폐 발행과 고도화’다. 현재 민선8기 대전시는 민선7기에 추진했던 지역화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와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서비스업이 중심으로 소상공인, 골목상권이 중요한 지역”이라며 “중구 안에서 돈이 돌 수 있도록 지역화폐를 이용한 지역선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대전시와도 논의할 게 많다”며 “우리 재정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당선과 함께 곧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지역의 첫 관심은 중구에 위치한 보문산 개발방식에 모아졌다. 대전시는 케이블카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보문산 개발의 문제의식은 중구에 있는 옛 충남도청사 등 근대문화유산, 성심당, 야구장, 뿌리공원, 동물원인 오월드 등의 자원들을 하나로 연계하자는 것”이라며 “이들을 하나로 엮는다면 우리 중구에 연간 1000만명 관광객이 못 올 이유가 없다”고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현재 보문산 개발이 대부분 국가 공모사업이나 민자유치로 진행된다는데 실효성이 있을지, 생태보존에 적합한 방식으로 고민이 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개발혜택이 주민에게 돌아가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오랜 기간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가로 살아왔다.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 희망제작소 소장 등을 거치며 지방자치에 대해 고민해왔다.
김 구청장은 “지금껏 중구는 주민을 위한 행정을 표방하면서 사실은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해왔다”며 “그 결과가 지금의 중구다. 이제는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주민에 의한, 주민참여로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걸릴지 몰라도 하나씩 모아가며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역시 출발은 수요자인 주민의 생각,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