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의지없어”
경실련 기자회견
야당은 여당핑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정치권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에 대해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이 소유 또는 임대한 땅에 주택을 지어 무주택자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집값에 토지가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집값을 잡는 효과적 공급방식으로 꼽히며 공약으로 등장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7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 공약에 대한 공개질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는 공통공약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약 20만호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이른바 ‘첫집주택’을 내세웠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 서울 도심에 공급하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지난해 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거래 대상을 확대하는 주택법을 처리했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경실련은 대통령실에 공개질의했고, 국토교통부가 “서울시가 제안한 나눔형 공급방식으로 공급계획은 서울시와 협의해 결정”한다고 회신했다. 사실상 서울시에 맡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도는 “반값주택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아니다”라며 “무주택자 대상 20만호 공급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경실련은 “김동연 지사도 반값주택 또는 반값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폐기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관련 공약을 내놨다. 경실련은 재차 구체적 실현 여부를 질의했는데, 국민의힘은 공약 내용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반대로 상임위에서 보류됐다”며 책임을 넘겼다.
경실련 관계자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부동산 시장의 투기세력의 입지가 축소되고 주택가격은 안정되는 효과로 이어진다”며 “주택공급은 투기를 유발해서는 안 되며, 국민이 부담가능한 가격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완·김성배 기자 osw@naeil.com